기자수첩 / 마스크 의무 해제, 더 가까워진 소통
기자수첩 / 마스크 의무 해제, 더 가까워진 소통
  • 신대현
  • 승인 2023.03.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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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 sdh3698@daum.net
신대현 기자
신대현 기자

[시정일보] “마스크 좀 벗어주세요.”

행사 종료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전 어느 한 기자가 옆에서 큰 소리로 말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마스크를 벗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덕분에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보지 못했던 환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마스크를 벗는 게 죄악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버스를 타지 못하거나 식당에 들어갈 수 없었고, 열차 안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는 승객이 있으면 옆에 있길 꺼리며 역무원에게 신고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데 이어 지난 20일부터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탈 수 있게 됐다. 다만 정부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권고했다. 의료기관과 약국(마트ㆍ역사 내 약국 제외), 요양병원ㆍ시설 등 감염 취약 시설에서는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사람들은 3년 만에 마스크와 이별하게 됐지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습관이 돼 품에서 때어 놓지 못한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오히려 안심되고 속 편하다는 사람도 있고, 아직 밤낮으로 날씨가 춥고 미세먼지ㆍ황사가 심해서 마스크를 쓴다는 사람도 있다. 이유가 어떻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만큼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본다.

코로나19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와 마스크를 벗고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지자체장들은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관악구는 박준희 구청장이 직접 구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형 열린구청장실 ‘관악청(聽)’ 문을 다시 활짝 열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최근 서울자양초등학교를 찾아 아이들을 마중 나온 학부모들에게 다가가 구청장에게 직접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는지 물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최근 고독사 예방을 위해 설치한 ‘AI 스피커’ 사용 주민을 찾아 생활하는 데 불편하거나 어려운 점은 없는지 살폈다.

구청장도, 주민도 모두 마스크를 쓴 채였지만 상대방의 두 눈을 바라보며 손을 마주 잡고 대화하는 모습에서 서로 소통하려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마스크 생활화가 가져다준 교훈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는 이제 특수한 시간과 장소를 제외하곤 개인의 선택사항이 됐다.

행사의 계절인 봄이 왔다. 마스크 착용 여부를 떠나 따뜻하고 적극적인 행정으로 주민과 함께 숨 쉬고 소통하는 봄날의 지자체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