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청소년 정책 문제로 꼽힌 ‘공간ㆍ예산ㆍ인력 부족’…해결방안은?
관악구 청소년 정책 문제로 꼽힌 ‘공간ㆍ예산ㆍ인력 부족’…해결방안은?
  • 신대현
  • 승인 2023.03.2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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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관악형 청소년 정책 수립을 위한 토론회’ 개최
민철홍 센터장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실 부족…스터디카페 대여하기도”
박태진 센터장 “경험 가진 실무인력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 필요”
27일 오후 관악구청 기획상황실에서 ‘2023 관악형 청소년 정책 수립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27일 오후 관악구청 기획상황실에서 ‘2023 관악형 청소년 정책 수립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신대현 기자]

[시정일보 신대현 기자] 관악구 청소년 정책 발전방안에 대한 현장 실무자들의 제언들이 나왔다. 실무자들은 공간과 예산, 인력이 부족해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27일 오후 관악구청 기획상황실에서 개최된 ‘2023 관악형 청소년 정책 수립을 위한 토론회’서 나왔다. 관악구의회 주무열 의원이 주최하고, 관악형청소년정책개발을위한모임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에서 관내 청소년기관별 담당자들은 기관별 현황과 어려움, 청소년 사업 발전방안 등을 제시했다.

먼저, 민철홍 관악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모든 학교 밖 청소년을 발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심리상담이 필요한 학교 밖 청소년들을 발굴하기 위해 센터에 대한 홍보나 관계기관과의 연계가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민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학교를 그만두는 시점에서 학교로부터 또는 교육지원청으로부터 관악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로 바로 연계되면 좋을 텐데 연계가 원활히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좀 더 학교나 교육지원청의 협조가 원활해져서 학교 밖 청소년의 연계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성과실적에 대한 부담감으로 청소년 교육 방향이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민 센터장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당연히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는데, 요즘 성과실적을 더 강조하는 추세다. 성과를 내는 건 좋은데 성과의 방향이 청소년들이 얼마나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했는지, 대학 진학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로 맞춰진다”며 “청소년들은 다양한 길을 꿈꾸고 있는데 특정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하고 특정 진로를 종용하면 오히려 청소년들이 진로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 센터장은 공간 부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경우 상담 선생님들은 충분하지만 상담실이 부족해서 대기를 하거나, 외부 스터디카페를 대여해 상담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어서 재정에도 부담된다는 것.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경우엔 프로그램 운영 공간 부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에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민 센터장은 열악한 종사자 처우로 인한 사기 저하와 잦은 이직 문제를 들며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구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원 1호봉 월 세전 급여는 224만5100원,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전일제 청소년동반자 급여는 220만원으로 두 경우 모두 시간외 근무수당이 없다.

임금순 구립신림청소년독서실관장도 관악구 청소년활동공간 보유량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뒤에서 세 번째로 적다며 청소년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라도 관련 시설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임 관장은 “현재 청소년 인구가 많은 관악구에서 청소년 이용시설은 본 독서실(구립신림청소년독서실)이 유일하다.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다양한 체험활동 및 여가선용을 위한 청소년문화의 집이 없어 각종 문화, 예술, 미디어 등의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때문에 관악구 청소년들이 신림사거리 등에서 배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곧 청소년의 탈선, 비행, 위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청소년 안전망 구축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관장은 또 “본 독서실은 인근지역에 초중고가 밀집돼 있어 청소년들이 많은 지역으로, 청소년독서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 및 멘토링 학습, 학교연계 사업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며 “따라서 구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청소년문화의집’으로의 탈바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선미 서울YWCA봉천종합사회복지관 아동청소년팀 과장은 공간 부족 문제와 더불어 청소년들의 성장 지원을 위한 지역 내 원활한 소통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했다. 또 가정 안에서의 적절한 역할과 책임이 함께 필요하다며 청소년 보호자 대상의 양육 모임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 과장은 “청소년들이 이동함에 있어서 접근성을 고려함과 동시에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한 외부공간이 필요하다”며 “지역과 학교가 청소년들의 성장을 함께 돌보고 지원하기 위한 지역기관과 학교의 연결고리로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역아동센터마다 고정교사 1명이 배치돼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철희 청솔지역아동센터장은 “현재 지역아동센터 1개소당 2~3명의 종사자가 20~40명의 아동을 돌보고 있다”며 “서울시에서 파견되는 아동복지교사가 센터를 순회하면서 아동들에게 기초학습 및 재능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주5일 고정교사가 아니므로 센터 아동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박태진 관악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장도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관악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지원인력 6명이 관내 50개교, 아동청소년 3만명을 관리 감독하고 있다. 경험을 가진 실무인력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열악한 인력구조에도 불구하고 경험 있는 저희 실무자들이 좀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닌 계속 관악구를 사랑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전문인력으로 성장하는 체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실무자들은 공간과 예산, 인력이 부족해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장 실무자들은 공간과 예산, 인력이 부족해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