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국공립어린이집 운영 주체 ‘시설관리공단 계속 운영’ 결정
중구 국공립어린이집 운영 주체 ‘시설관리공단 계속 운영’ 결정
  • 신대현
  • 승인 2023.03.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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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정책 둘러싼 의견대립 봉합…김길성 구청장 ‘결단’ 작용
김 구청장 “열린 소통으로 건강한 보육정책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
양은미 구의원 “현행 유지하는 쪽으로 큰 결단 내린 점 높이 칭찬”
김길성 중구청장은 29일 다산어린이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유보통합 시행 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공공 운영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신대현 기자]
김길성 중구청장은 29일 다산어린이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유보통합 시행 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공공 운영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신대현 기자]

[시정일보 신대현 기자]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국공립어린이집 운영을 주차장과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이 계속 운영할 것인지, 전문 보육기관에 위탁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공단이 계속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로써 보육정책을 둘러싼 지역 내 의견대립이 6개월여 만에 봉합됐다.

구는 29일 다산어린이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유보통합 시행 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공공 운영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17곳의 중구 국공립어린이집은 기존 시설관리공단 위탁 운영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유보통합이란 어린이집(보건복지부)과 유치원(교육부)으로 이원화돼 있는 정부 주무부처를 단일 기관으로 통합해 유치원의 유아교육과 어린이집의 보육을 하나의 교육으로 통합하는 정부 교육정책이다.

이날 김길성 구청장은 “학부모의 바람과 여ㆍ야 구의회 의견을 적극 수용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구는 지난해부터 국공립어린이집의 전문 보육기관 위탁을 검토해왔다. 주차장과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이 보육사업을 영구적으로 맡기엔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국공립어린이집 공단 위탁 이후 △보육 전문성 △과도한 정원 외 인력 △회계시스템의 충돌 △기관평가 하락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무엇보다 지난 2018년 현행 체제 도입 당시 ‘중구 복지서비스 재단’ 설립 전까지 임시로 공단이 보육사업을 맡기로 했던 만큼 ‘복지재단 설립이 무산된 지금은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구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학부모와 교직원은 보육 안정성 등을 이유로 현행 제도유지를 요청해왔다. 이에 구는 지난해 9월 말부터 27차례에 걸쳐 학부모ㆍ교직원 등과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아울러 여ㆍ야 구의회 의원들과 만나 의견을 들었다. 이러한 소통 과정 끝에 ‘공공위탁 유지’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

지난 1월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발표 또한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김 구청장은 “전문보육기관 위탁과 유보통합이 시행될 경우 불과 3년새 중구 어린이집은 두 차례 운영주체가 변경된다”며 “보육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보육받도록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구는 앞으로 3년여간 현행 방식을 유지하되, 보육 환경은 한층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구는 우선 학부모들이 마음 편히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도록 제반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기존 ‘학부모 부담 ZERO’ 정책을 유지한다. 특별활동비, 현장학습비 등 총 7가지 학부모 분담금도 구청이 변함없이 책임지고 지원한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교육지원청, 병원, 경찰 등과 연계해 ‘중구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를 설치하고, 어린이집 시설안전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는 교사 역량 강화도 돕는다. 현장 필요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되 교사들이 원하는 때 마음 편히 교육받을 수 있도록 대체교사 지원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성실하고 역량 있는 교사가 인정받고 승진할 수 있도록 보다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도입한다.

아울러 △이달부터 출산양육지원금 최대 다섯 배까지 확대 지원 △산후조리비 100만원 지급 △육아를 위해 경력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가사돌봄과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 △영어체험센터와 금융경제교실 운영 △4차산업 교육 △입시지원 등 여러 지원을 통해 출생부터 대입까지 아이를 키우는 모든 과정에 구청이 함께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길성 구청장은 “앞으로도 열린 소통으로 중구의 건강한 보육정책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길성 구청장은 “앞으로도 열린 소통으로 중구의 건강한 보육정책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신대현 기자]

김 구청장은 “3년 뒤 유보통합이 원활히 정착하도록 교직원의 필수자격 취득을 지원하는 등 필요한 일을 구청이 먼저 살피고 챙기겠다”며 “취임 후 어떤 정책이든 주민과 소통하며 함께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 계신 학부모, 교직원, 언론인, 구의원 여러분은 중구 보육정책을 함께 만드는 동반자”라면서 “앞으로도 열린 소통으로 중구의 건강한 보육정책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 구청장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구의원과 학부모는 환영과 지지의 뜻을 밝혔다.

중구의회 복지건설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양은미 의원(비례대표)은 “공단 위탁 어린이집 운영 유지와 그에 따른 보육서비스 개선방안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를 표하고 환영한다”며 “저는 자녀가 주는 큰 기쁨과 행복을 우리 중구에서 두 명의 자녀를 키워본 엄마로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입을 뗐다.

중구의회 양은미 의원은 “청장님과 그 뜻을 같이 하는 우리 중구의회는 현행 유지에 따른 교육서비스 질이 더 향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의회 양은미 의원은 “청장님과 그 뜻을 같이 하는 우리 중구의회는 현행 유지에 따른 교육서비스 질이 더 향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신대현 기자]

양 의원은 “국공립어린이집 운영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1월 정부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교육청이 통합 관리하는 유보통합을 발표했고, 구청에서는 이를 관망하지 않고 잘 받아들여 현행을 유지하는 쪽으로 큰 결단을 내린 점에 대해 높이 칭찬하고 싶다”며 “학부모님과 우리 의회가 원했던 현행 유지를 한다고 하니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장님과 그 뜻을 같이 하는 우리 중구의회는 현행 유지에 따른 교육서비스 질이 더 향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며, 여러분의 생과 자녀분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시민으로 성장하고 자라는 데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에서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한 학부모도 “(현행 방식의 어린이집 운영 결정) 과정에서 우리 학부모들과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이같은 결단을 내리신 점에 대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이야기를 잘 나눠주셨으면 좋겠다”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