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과정을 중시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시정칼럼 / 과정을 중시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 권 혁 중 논설위원
  • 승인 2023.05.0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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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혁 중 논설위원
권 혁 중 논설위원

[시정일보] 우리는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을 보고 판단할까? 아니면 성공했든 실패했든 결과만을 보고 판단할까? 과정을 중시 하는 사람은 결과와 상관없이 순수한 마음과 노력을 했기에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결과를 중시하는 사람은 과정이 어떠하든지, 사기를 치거나 불법적인 것을 저지르든지, 진심으로 하든지 상관없이 결과만을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세상의 모든 만물은 태어나서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는 과정을 거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볼 때 우리는 항상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항상 성공을 위해 달린다. 무수히 많은 실패를 하지만 결국 지향하는 건 성공이다.

사회가 아닌 개개인은 과정을 봐주기를 원한다. 이게 인간이 모순적인 이유다. 과정을 알아주고 인정해 주길 원하는 인간들이 모여 만들어낸 사회는 결과만 중시한다니 말이다.

사회현상이 과정의 중요함을 모르고 결과만 중시여기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한탕주의의 다른 형태라면 우리 사회가 경계해야 할 일이다. 까뮈는 바위를 정상에 올려 놓으려는 목적보다 밀고 올라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시지프스라면 바위가 다시 골짜기로 굴러 떨어진다 해도 결코 불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굴려 올릴 바위가 있기에 더 행복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선거철이 되면 어김없이 유권자들은 ‘그밥에 그나물’이라고 푸념한다. 유사한 고사성어로 유유상종(類類相從)이 있다. 제 나라의 선왕이 순우곤에게 명했다. “여러 지방을 다니며 등용할 만한 인재들을 모아오시오."

순우곤은 왕명을 받들고 여러 날 지방을 순회한 끝에 일곱 명의 인재를 데리고 왔다. 그것을 보고 선왕이 말했다.

“귀한 인재를 한 번에 일곱 명씩이나 데려오다니, 너무 많은 게 아니오?" 그러자 순우곤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본시 같은 류의 새가 무리지어 사는 법입니다. 인재 또한 그것과 다르지 않아 자기들끼리 모이는 법입니다”라고 했다.

우리는 늘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새로운 사람을 원한다. 특히 민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섬기는 사람을 갈망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밥에 그나물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지역에서 선출직으로 세 번 이상 선택받았다면 그 사람이 민심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국민(지역주민)을 섬기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변화는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파우스트>에 표현한 글을 보면 ‘탈피하지 못한 뱀은 죽는다’고 했다. 탈피한다는 말은 껍질을 벗는다는 말이다. 뱀은 정기적으로 자기 껍질을 벗어야 살아남는다. 들이나 산에서 뱀이 벗어놓은 껍질을 흔히 볼 수 있다. 껍질을 벗는 것은 뱀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다. 뱀은 껍질을 벗지 못하면 자기 껍질에 갇혀 죽게 된다.

정치인들이 3-4選은 보통이고 자기의 지역구에서는 왕 노릇을 하고 있으니 다른 도전자들이 나올 수가 없는 환경이다. 예로서 지역구에서 유망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사전에 싹을 잘라버리는 짓들을 한다. ‘고인물이 썩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변화나 교류를 거부하거나 오랫동안 권세를 독점하면 발전하는 시류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부정부패가 만연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제 우리는 좀 더 성숙한 사회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 기득권보다는 새로운 사람이 새롭게 국가(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열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