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하나뿐인 ‘장애인 친화 미용실’, 노원구에 있어요
전국에 하나뿐인 ‘장애인 친화 미용실’, 노원구에 있어요
  • 신일영
  • 승인 2023.05.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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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장애인복지과 장애인친화도시팀 'THE 편한 노원' 첨병
노원구청 장애인복지과 장애인친화도시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른쪽 네 번째가 박미향 팀장.
노원구청 장애인복지과 장애인친화도시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른쪽 네 번째가 박미향 팀장.

 

지난해 장애인 의견 적극 반영 ‘헤어카페 더휴’ 오픈
‘장애인 힐링공간’으로 정평…오는 11월 2호점도 예정

[시정일보 신일영 기자] 어떤 이에겐 평범한 일상일 수 있는 미용실 방문이 어떤 이들에겐 오래도록 간직한 소망이 될 때가 있다. 장애인이 편한 도시 <THE 편한 노원>을 표방하는 노원구(구청장 오승록)가 지난해 10월 전국에 단 하나뿐인 장애인 친화미용실 ‘헤어카페 더휴’를 오픈하면서 어떤 이들에게 특별함이 될 일을 일상으로 바꿔놓았다.

‘헤어카페 더휴’는 노원구 장애인복지과 장애인친화도시팀의 노력과 오승록 구청장의 전폭적 지지가 보태져 1년 6개월의 산고 끝에 문을 열었다. 예산 등 여러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오승록 구청장이 적극적인 지원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장애인친화도시팀과 구는 2021년 12월 전국 최초로 ‘노원구 장애인 친화 이ㆍ미용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해 사업근거를 마련하고, 지난해 2월 「장애인등편의법」에 맞게 설계를 착수했다. 설계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시로 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 장애인 이용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 전용 미용실인 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스며있다. 오픈 7개월이 지난 현재 예약을 신청해도 6월22일경에나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반응이 뜨겁다.

박미향 노원구 장애인친화도시팀장은 “입구에서부터 미용기구, 인테리어, 휴게공간 등 모든 부분을 장애인을 위해 꼼꼼하게 설계했고, ‘헤어까페 더휴’라는 이름처럼 서비스 이상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제공해 ‘장애인을 위한 힐링공간’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헤어카페 더휴'.
장애인 친화 미용실 '헤어카페 더휴'. 출입구에서부터 장애인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모든 서비스 휠체어에 앉아서 가능

입구에서부터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눈에 띈다. 휠체어가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계단 없이 4.8도 경사로를 만들었고, 경사로를 지나면 출입문과 1.6미터 정도의 간격을 둬 휠체어가 넉넉하게 이동할 수 있다. 발 높이에 맞춘 자동출입문 버튼을 눌러 점자블록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서면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박미향 팀장은 “불편하게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휠체어 타고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샴푸 도기, 의자 등 기구들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휠체어에서 샴푸를 비롯한 대부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죠. 기존에 복지관을 중심으로 제공되던 미용 서비스는 주로 단순한 커트 위주여서 욕구를 만족시키기 어려웠고, 샴푸 시설이 제대로 없어 만족도가 낮았어요. 특히 사회적 편견으로 장애인들이 미용실 방문을 망설였구요. ‘더휴’는 이런 걱정을 안해도 되니 좋아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더휴는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시설을 갖췄고, 장애인식 교육을 이수한 실장급 이상 경력 미용사 2명과 사회복지사 1명이 장애인들의 이용 편의와 복지서비스 안내 및 연계를 돕고 있다.

내부에는 휠체어에서 의자로 옮겨주는 장애인 이동 리프트, 고강도 바닥자재, 전동휠체어 충전소, 기저귀 교환 탈의실, 장애인 실내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자작나무로 인테리어 된 미니 카페가 조성돼 대기시간 동안 편안히 쉴 수 있도록 했다. 큰 모니터와 커피머신, 안락한 탁자에 강화유리와 벽까지 온통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배려.

'헤어카페 더휴' 내부 모습.
'헤어카페 더휴' 내부 모습. 휠체어에서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가격도 시중의 절반 이하다. 수익이 목적이 아닌, 장애인의 생활편의와 권리 증진을 위해 운영 중인 점을 고려해 운영비 일체를 노원구가 부담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대상자는 추가로 50% 감면이 적용된다.

 

인근 자치구 거주 장애인 이용문의ㆍ벤치마킹 목적 지자체 문의 쇄도

구는 지난 10월 개관 이후 장애인이 이용에 불편은 없는지 등 의견을 꼼꼼히 수렴해 운영에 반영하고 있으며, 최근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7%가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구는 “예약하기 힘들다”, “집과 더 가까우면 좋겠다” 등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공릉동 지역에 2호점을 준비 중이다.

이용자가 많은 만큼 안타까운 사연도 많고, 벤치마킹을 위한 각 지자체의 견학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노원구 인근 타구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딸이 미용실을 한 번만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의 평생소원이 미용실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그러나 노원구에 등록된 장애인들만 소화하기에도 여유가 없을뿐더러 애초에 이용대상이 노원구 등록 장애인으로 한정돼 있어 안타까움만 전했다. 한 20대 여성 장애인은 펌 시술을 받은 후 감격에 겨워하며 외국에 사는 친척과 영상통화를 하는 뭉클한 장면도 연출했다. 


박미향 팀장은 다른 자치구에도 장애인 전용 미용실이 많이 생겨 전국의 장애인이 힐링하는 날이 오기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