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매사 해독은 보이진 않지만 지극히 깊다는 것 명심해야
시청앞 / 매사 해독은 보이진 않지만 지극히 깊다는 것 명심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23.05.18 13:30
  • 댓글 0

[시정일보] 好利者(호리자)는 逸出於道義之外(일출어도의지외)하여 其害顯而淺(기해현이천)이나 好名者(호명자)는 竄入於道義之中(찬입어도의지중)하여 其害隱而深(기해은이심)이니라. 

이 말은 ‘이욕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 밖으로 벗어나기 때문에 그 해독이 나타나지만 지극히 얕고 명성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 안으로 숨어들기 때문에 그 해독이 보이진 않지만 지극히 깊다’는 의미이다. 

도의란 도덕상의 의리를 말한다. 사람으로서 꼭 지켜야 할 올바른 길을 의미하는 것이다. 염치란 조촐하고 깨끗해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일컫는 말이다. 막무가내로 욕심만 부리는 사람을 탓하는 속담을 모아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모여 들어 자기이익만 채운다는 것으로 ‘벼락맞은 소 뜯어먹듯 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섬뜩하기까지 하다. 아무튼 이런 종류의 이익을 탐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미 도의라는 커다란 테두리 밖으로 확실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에 그 해독은 지극히 얕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의라는 테두리 안으로 숨어들어가서 해독을 끼치는 무리들은 오히려 도의라는 탈을 쓰고 암암리에 불의를 범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칠 수가 있다. 

작금에 들어 북한 지령을 받아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등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민노총 전·현직 간부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는 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4명은 민노총 중앙·지역별 노조에 지하조직을 구축하고 북한 공작원과 해외에서 접촉하거나 비밀교신한 혐의를 받고 있어 가히 충격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보면 북한은 겉으로는 평화와 화해를 내세우지만 안으로는 적화통일을 향한 야욕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아닌가 싶다. 특히 이들은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북한 공작원들과 접선하고 이들을 통한 북의 지령에 맞춰 반정부 투쟁을 주도하고 군사정보 수집 행위 등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민노총 조직쟁의국장,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 노조의 투쟁을 이끌어 가는 핵심 간부들이라는 점에서 가히 충격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동안 민노총과 그 산하 강성 노조들이 집회 때마다 반미·반일 등 근로 여건과 관계없는 구호를 외친 배경에 북의 지령이 있었던 것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으로 정당한 노동운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민노총은 반면교사로 삼아 정치투쟁을 접고 순수한 노동운동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쇄신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