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욕심은 사나운 불길 같아 자신을 태울 수 있어
시청앞 / 욕심은 사나운 불길 같아 자신을 태울 수 있어
  • 정칠석
  • 승인 2023.05.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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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生長富貴叢中的(생장부귀총중적)은 嗜欲如猛火(기욕여맹화)하며 權勢(권세)가 似烈焰(사열염)하나니 若不帶些淸冷氣味(약불대사청랭기미)하면 其火焰不至焚人(기화염부지분인)이라도 必將自 矣(필장자삭의)니라. 이 말은 菜根談(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부귀한 집에서 성장한 사람은 그 욕심이 사나운 불길 같고 그 권세가 날카로운 불꽃과 같다.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신선한 기운을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길이 남을 태우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그 자신을 태워버리고 말 것'이라는 의미이다.

모든 욕심은 지극한 이기심에서 비롯한다. 과거의 모든 도덕률은 우리들로 하여금 결코 이기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러주지만 어느 누구나 자기 자신을 버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기의 행복만을 위하여 행동하는 자기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 이기심이 타인의 기쁨에게까지 미치는가 아니면 타인의 기쁨을 짓밟는가에 있다. 사랑은 두 사람의 에고이즘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의 옛날 속담에 부잣집 가운데 자식이란 말이 있다. 흔히 부잣집 자식은 일하지 않고 방탕하다고 하여 무위도식하는 사람쯤으로 인식되어 온데서 나온 말이다. 부잣집 가운데 자식이니 그 욕심이 오죽하랴 싶은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부잣집일은 부잣집 밖으로 끌어내지 마라. 오직 그대 자신의 일에 충실하라.

작금에 들어 국회 정무위원회가 국회의원 전원이 가상화폐 보유 내역을 자진신고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는 21대 국회 임기 개시 이후 가상자산의 보유 현황 및 변동 내역을 인사혁신처에 신고하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서 이를 조사하도록 제안한다는 것이다. 작금 공직자 재산 등록 대상에는 가상화폐가 빠져 있어 공개된 재산만으로는 의원들의 실제 재산의 상당 부분을 가상화폐로 보유하고 있다면 전체 재산의 일부만 공개되는 것이 되어 실효성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아울러 가상화폐가 국회의원들의 재산은닉 수단이나 불법 정치자금 경로로 악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공직자로서 이해충돌 방지차원에서도 전체 국회의원이 보유한 코인의 실태를 밝힐 필요가 있다. 이번 김 의원의 경우 돈 버는 게임에서 얻은 게임머니를 가상화폐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에 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작금의 이런 실태에 대해 코인 전수조사나 자진신고만으로는 결코 의혹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차제에 국회는 국회의원들의 코인 보유 현황을 실질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법안을 하루속히 마련 재산공개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