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삽시다 / “작년 입은 수마 상흔 털고, 이제는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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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영
  • 승인 2023.06.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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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무허가 판자촌’ 저장강박 어르신 주거환경 개선
자원봉사센터, SPC그룹ㆍ콩알봉사단 등 ‘민관 협업’
쓰레기 치우고 도배ㆍ장판 교체, 정리수납 ‘일사천리’

 

서초구자원봉사센터를 비롯 민관이 협업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 안전 주거 환경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여름 집중호우로 침수됐지만, 미처 복구하지 못한 어르신댁의 곰팡이 슨 장판과 도배지를 제거하고 있다.  
서초구자원봉사센터를 비롯 민관이 협업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 안전 주거 환경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여름 집중호우로 침수됐지만, 미처 복구하지 못한 어르신댁의 곰팡이 슨 장판과 도배지를 제거하고 있다.  

[시정일보 전주영 기자] 서초구(구청장 전성수)와 서초구자원봉사센터(센터장 김유미)가 무더운 여름 대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및 안전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 초 SPC그룹이 서초구자원봉사센터에 안전 관련 자원봉사활동을 희망해 시작된 ‘어르신 안전 주거 환경 개선 프로젝트’는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됐지만, 아직도 피해 복구가 되지 않은 가구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가구는 ‘판자촌’이라고 불리는 무허가 건물에 거주하는 어르신으로, 주거한 지 10년 이상으로 주거권은 형성됐으나 불법건축물로 포함돼,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어려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가구 중 차상위계층을 우선 선정했다. 대상자 선정 과정에는 서초구립 방배노인종합복지관(관장 이창열)이 함께 했다.

프로젝트 기획 과정에서 서초구자원봉사센터와 SPC, 방배노인종합복지관은 대상자로 선정된 4가구에 직접 현장 답사한 결과 저장강박증 어르신이 많은 점을 발견, 한국정리수납협회 콩알봉사단(단장 정민주)에 도움을 요청했다.

봉사단 ‘콩알’은 정리수납전문가들로 구성된 봉사단으로서 2012년 설립돼, 2급 이상의 정리수납전문가들이 모여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정리수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르신 안전 주거 환경 프로젝트’는 지난 4월25일 방배동에 위치한 전원마을을 시작으로 5월18일, 23일, 26일 총 4차례 진행됐다.

기자는 지난달 26일 남부순환로에 위치한 판자촌에 직접 방문했다. 대상 어르신의 집은 작년 여름 집중호우에 집이 침수됐으나, 복구가 미처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는 동주민센터에서 도배와 장판 비용은 지원했으나, 소규모 비용으로 인해 도배업체 연결에 어려움이 있어, 취약계층 어르신 혼자서는 수리가 어려웠다고 한다.

봉사활동은 이른 오전부터 시작됐다. 집안 내부 집기를 모두 들어내고 장판과 벽지를 철거하자, 지난여름 집중호우로 침수돼 엉망이 된 집안 내부가 드러났다. 두 계절을 지나 봄이 왔지만, 볕이 제대로 들지 않는 판자촌의 장판과 벽지에는 물기도 곰팡이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전문가의 빠른 손놀림으로 도배 장판 작업이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SPC임직원, 콩알봉사단, 방배노인종합복지관, 서초구자원봉사센터 직원이 팔을 걷어붙였다. 오후에는 정리수납 재능기부를 하는 콩알봉사단의 힘이 돋보였다. 콩알봉사단은 단순한 정리수납이 아니라, 물건을 정리하며 강박증이 있는 어르신을 설득하고, 마음을 보듬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어느새 75리터 쓰레기봉투 몇 개가 가득 채워졌다. 무질서하게 공간을 채웠던 물건들이 차곡차곡 제자리를 찾아가고, 어르신의 얼굴엔 이내 미소가 번졌다.

4회차 프로젝트를 마친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4회차 프로젝트를 마친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김유미 서초구자원봉사센터장은 “SPC, 방배노인종합복지관, 서초구청, 콩알봉사단, 서초구자원봉사센터까지 5개의 단체가 모여 ‘협력’했기에 가능했던 프로젝트였고, 앞으로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소감을 전했고, 이에 SPC도 단발성 봉사활동이 아닌 지속적인 파트너가 되겠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한 명의 힘으로는 어려웠던 프로젝트가 지역, 기관, 센터 등 여러 단체가 협력해 이뤄냈던 값진 성과였다. 앞으로도 여러 기관이 힘을 모아 마을 구석구석까지 따스한 온기가 퍼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전주영 기자 / jeonju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