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재정준칙 법제화로 국민 혈세 낭비 막아야
시청앞 / 재정준칙 법제화로 국민 혈세 낭비 막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23.06.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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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孟獻子曰(맹헌자왈) 畜馬乘(축마승)은 不察於鷄豚(불찰어계돈)하며 伐氷之家(벌빙지가)는 不畜牛羊(불축우양)하며 百乘之家(백승지가)는 不畜聚斂之臣(불축취렴지신)하니 與其有聚斂之臣(여기유취렴지신)이언정 寧有盜臣(녕유도신)이라.

이 말은 <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맹헌자가 말하기를 수레에 매는 마필을 기를 정도의 집안이라면 닭이나 돼지를 키워 이익을 얻으려는 일을 넘보지 않으며 얼음을 베어다 쓸 수 있는 정도의 집안이라면 소나 양을 키워 이익을 얻으려는 일은 넘보지 않으며 네 필 말이 끄는 마차 백 대를 동원할 수 있는 정도의 집안이라면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지 않는 법이니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느니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를 두겠다’라고 한 의미이다. 맹헌자는 노나라의 대부이다. 당시 대부에게는 일정한 구역의 영토가 주어져 세금을 받고 신하를 둘 수 있었다. 취렴지신은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말하는데 맹헌자는 백성의 재물을 빼앗는 신하는 두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다. 여기서 도둑질 하는 신하란 대부의 재산을 도둑질 하는 신하로 보는 것이 옳다. 즉 맹헌자는 차라리 자기 자신의 재산을 도둑질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백성이 억울하게 재물을 빼앗기는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작금에 들어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자치단체 곳간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17개 광역자치단체의 올해 1분기 지방세 징수액은 17조 94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조 7588억원보다 1조 8143억원 감소했다. 또한 1분기 국세 수입도 1년 전보다 24조원이나 줄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취득세 급감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현금 지원 사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거대 야당은 쌀 의무 매입에 연간 1조 원 넘는 세금이 들어가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으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투표에서 부결됐으며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도 밀어붙이고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확대 지급하고 국민연금과 연계한 감액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연금법 개정안까지 발의했다. 이 개정안이 처리되면 연간 13조~16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최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행사에서 전직 경제부총리와 장관들은 포퓰리즘 확산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렇듯 정치권의 표를 의식한 무분별한 퍼주기는 국가 경제를 망치고 청년 세대의 미래를 약탈하는 행태가 될 수 있다. 여야 정치권은 선심 정책 경쟁을 중단하고 즉각 강화된 재정준칙 법제화를 서둘러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