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법원의 영장 기각, 결코 무죄판단은 아니다
사설 / 법원의 영장 기각, 결코 무죄판단은 아니다
  • 시정일보
  • 승인 2023.10.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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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 됨으로서 검찰이 2년여에 걸쳐 수사한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나 대북송금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동력을 잃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 기각 사유로 백현동 사건에 대해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시점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만약 유 영장전담판사의 판단이 맞는다면 2년여 동안 수사를 하고도 확실한 증거와 법리를 제시하지 못한 검찰이 무엇보다 책임이 크다. 그러나 이번 기각에 대해 검찰은 정치적 소용돌이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엄정중립을 견지하며 철저하게 수사해 확실히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찾아내 제시해야 할 것이다.

영장 기각은 수사의 한 과정일 뿐 무죄판단의 결과는 아니다. 정치권은 영장 발부와 기각을 마치 유무죄 판결과 동일시하면서 국민들에게 영장 기각을 무죄판결처럼 선동해서는 안 된다.

국회가 사상 처음으로 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가결됐는데도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한 이 대표의 혐의와 관련, 피의자 21명이 이미 영장이 발부돼 구속됐음에도 정작 이 대표는 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런지는 의문이다. 법리를 따진다하더라도 형평성이 결여돼 있을뿐만 아니라 그간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으로 사법절차를 회피하며 수사를 방해해온 점을 감안한다면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 수사에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이재명 죽이기'라는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 대표의 범죄 혐의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중 대장동 관련 문제제기와 쌍방울 기업비리 및 대북송금 관련 금융당국 통보, 백현동 관련 감사원 수사요청 등을 토대로 문재인 정부 시절 수사 착수된 현 민주당과는 상관없는 당 대표가 되기 전 개인 비리이다. 그런데도 마치 현 정권이 야당대표를 탄압하기 위해 수사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특히 이번 영장 기각을 정치적 승리로 규정하고 의석수를 앞세워 국정 발목잡기를 해서는 곤란하다. 정치가 더이상 국민에게 계륵 같은 존재로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 향후 사법절차는 검찰과 법원에 맡기고 여야는 지금부터라도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진정 국민을 위한 민생을 최우선 가치에 둔 정치를 실현, 마지막 21대 국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