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설익은 정책발표 철회번복, 정부의 신뢰도 추락 우려
사설 / 설익은 정책발표 철회번복, 정부의 신뢰도 추락 우려
  • 시정일보
  • 승인 2024.05.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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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정부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없는 해외 직구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에 따라 사흘 만에 철회한 데 이어 고령자에 대한 조건부 운전 면허제를 내놓았다 단 하루 만에 번복하는 설익은 정책발표 행태가 잇따르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해외 직구 물품에 KC 인증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철회한 뒤 대통령실까지 나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 약속이 잊혀지기도 전에 곧바로 그와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다는 데 대해 정말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국민적 관심 사안에 대해 어떻게 그 문제점 등 충분한 논의와 검토도 없이 먼저 발표부터 하고 여론이 좋지 않으면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정책 혼선에 대해 우리는 심히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국토부와 경찰청은 고령자의 야간·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려는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 방침을 발표했다가 고령자의 이동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슬그머니 또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이는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 방침을 사흘 만에 철회한 것과 매우 비슷한 양상이다.

이런 정책의 혼선은 정부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꼭 필요한 정책을 다시 추진하는 것조차 가로막게 된다. 이해당사자가 많고 영향이 큰 정책은 광범위한 현장의 여론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쳐 시행함이 옳다고 생각된다.

국가 정책의 생명은 일관성과 그 신뢰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토록 민감한 사안들을 충분한 여론 수렴과 사회적 합의도 거치지 않은 채 먼저 발표부터 했다가 여론이 좋지 않아 곧바로 뒤집게 되면 국민들은 어떻게 그런 정부를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더욱 가관인 것은 이런 와중에 당 중진들이란 사람들이 그 수습책과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상호 설전이나 벌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해외직구 문제에 대해 나경원 당선자와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일제히 비판하는가 하면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논쟁에 뛰어들며 복잡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차기 당권 경쟁과 함께 향후 대권까지 염두에 둔 자기정치의 행보로 보이는데 작금의 집권여당의 현실에 대해 한심하게 정치적 수 싸움이나 벌일 때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작금의 여소야대 정권에서 정부와 여권이 모두 합심해 거대 야당을 상대하기도 벅찬 냉엄한 현실에서 여권 내부의 분열에 국민들은 불안해 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 국민만을 바라보며 어떤 정책이나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해 탁상행정이 아닌 진정 국민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