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연금개혁 최적 시간 놓치지 마라
사설 / 연금개혁 최적 시간 놓치지 마라
  • 시정일보
  • 승인 2024.06.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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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21대 국회는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쳤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공감대는 컸다. 하지만 개혁방안에 대한 여야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탓이다. 일에는 주어진 시간이 있듯 연금개혁에도 적기가 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개혁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연금개혁은 국민연금의 보험료율(현행 9%, 내는 돈)·소득대체율(받는 돈, 올해 42%·2028년 40%), 수급개시 나이 등 주요 수치를 조정하는 ‘모수 개혁’과 연금제도 전체 틀을 바꾸는 ‘구조개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구조개혁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관계 재설정, 직역연금·퇴직연금 개편 등을 의미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5월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연금·노동·교육 분야 3대 개혁에 정책에 역점을 둘 것이다. 탄력을 받은 연금개혁 논의는 그해 7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가 꾸려지면서 국회 중심으로 본격화했다.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원회가 2022년 11월 출범한 후 1·2기로 나뉘어 1년간 모수·구조개혁 방안을 각각 모색했다.

민간자문위는 지난해 11월16일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2가지 모수개혁안(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5%-소득대체율 40%)을 제시했다. 단일 개혁안이 나오지 못했다. ‘소득대체율’을 두고 입장 차가 컸다. 국회는 물론 전문가, 시민사회 모두 내부에서 소득대체율을 두고 양쪽으로 갈렸다.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자는 쪽은 소득대체율을 올리자고 하고, 재정안정 강화를 강조하는 쪽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연금특위는 민간자문위 논의 결과와 정부 개혁안을 기다렸지만, 단일 개혁안을 받지는 못했다. 연금특위는 올해 1월 말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꾸려 ‘사회적 논의’를 진행했다. 500명의 시민대표단은 소득보장 강화안(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과 재정안정 강화안(보험료율 12%-소득대체율 40%)을 두고 한 달간 학습·토론했다. 최종설문에서 시민대표단은 재정안정 강화안(42.6%)보다 소득보장 강화안(56%)을 더 지지했다.

최종 개혁안을 만드는 건 국회 연금특위 몫이었다.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은 지난 5월7일 특위 여야 위원들이 보험료율은 13%로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소득대체율은 43%(국민의 힘)와 45%(더불어민주당)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특위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여야가 소득대체율 견해차를 2%포인트까지 좁혀놓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5월25일 민주당은 연금특위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제안한 ‘소득대체율 44%’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해 연금개혁안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22대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당론을 정하면서 21대 국회에서는 결국 무산됐다.

21대 국회에서 책임을 회피한 국회는 22대 국회에서 첫 번째 중요 개혁안으로 연금개혁을 논의해야 한다. 여야는 이기적 논쟁을 벗어나 실질적이고 속도감 있게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