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풍경 / 연 꽃 / 전민 시인
詩의 풍경 / 연 꽃 / 전민 시인
  •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 승인 2024.06.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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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진흙탕 세상에

뿌리내려 자라왔을망정

파란 하늘이나

흐르는 개울물

통 굵은 넝쿨이나 가지도

넘나보지 않고

너무 화려하지도

아주 촌스럽지도 않게

텅 비워둔 속내

올곧은 양심의 줄기

잎을 흔들어 대는

솔바람 결 따라

수줍어 붉게 물든 볼

 

‘연꽃이 파란 하늘이나 흐르는 개울물’에 한들한들 ‘움직이는 풍경’이 한가롭다. 시는 터벅터벅 걸어가거나 향기를 내는 언어 미학이다. 향기의 결을 같이하는 꽃이 연꽃이다. 연꽃을 바라보는 시인, ‘올곧은 양심의 줄기’로 살아가는 시대상을 청정으로 돌아보게 한다. ‘잎을 흔들어 대는/ 솔바람 결 따라/ 수줍어 붉게 물든 볼’을 쓰다듬는 시인의 손길이 갸륵하다. 삶의 순간은 ‘통 굵은 넝쿨이나 가지도’ 놓여 있다. 연꽃은 그 무엇도 ‘넘보지 않고’ 세상을 정화하며 바꾼다. 전민 시인은 바다의 모래밭에 작은 여러 모양새의 발자취를 밀물과 썰물이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만난다는 사유 깊이의 시인이다. 한복이 아름다운 시인이 진짜 시인이라는데 전민 시인이 그렇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