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국가채무비율 축소·왜곡 의혹 사실이면 이는 국민 우롱이다
사설 / 국가채무비율 축소·왜곡 의혹 사실이면 이는 국민 우롱이다
  • 시정일보
  • 승인 2024.06.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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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문재인 정부가 2060년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최고 168.2%로 산출하고도 고의로 81.1%로 낮춰 발표했다는데 대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기획재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5년마다 의무적으로 향후 40년간의 장기재정 흐름을 추정해 국회에 제출하는데 기재부가 이 숫자를 의도적으로 줄여 보고했다는 게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0년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기재정전망을 논의하면서 2060년 국가채무비율로 153.0%와 129.6%를 보고받자 비판을 우려해 “두 자릿수로 낮추라"고 지시하고 이를 위해 해당 비율을 낮출 구체적 방법까지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당시 기재부 담당 국장은 실무진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협의회 심의·조정 절차도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결국 채무비율은 81.1%로 변경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자료에 기반한 정책들이 효과를 내고 미래 청사진을 그리려면 국가 통계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책 결정의 기본 자료이자 공공자원인 통계뿐만 아니라 미래 전망치까지 왜곡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장기재정전망은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그 목적으로 미래 재정의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이기도 하며 조기경보장치로서 무엇보다 객관성과 투명성이 필수적이다.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엉터리로 하게 되면 국가재정정책의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갈 수밖에 없어 재정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재정운용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통계 수치의 조작은 정책 수립에 혼선을 줘 진로를 잘못 잡는 결과로 이어지면 결국에는 국가 경제에 심각한 손실을 입힐 수밖에 없는 국정을 왜곡하는 중범죄이다. 지난 정부는 확장 재정정책을 펴면서 겉으로만 좋아 보이는 외형적 성장을 추진하다 결국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나랏빚 내서 돈 푸느라 임기 5년간 국가부채가 400조원 가까이 늘어나게 됐다. 2016년 말 627조원이었던 국가채무는 2021년 말 971조원으로 늘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불어났다. 결국 빚이 폭증하면서 그 실태를 숫자 조작으로 눈가림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 대해 재정전망을 계획적으로 왜곡하고 수치를 축소해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며 결과적으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속이며 우롱하는 꼴이 됐다. 통계 조작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함은 물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