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대형 참사 부른 리튬전지 화재, 대응 매뉴얼 등 근본대책 마련해야
사설 / 대형 참사 부른 리튬전지 화재, 대응 매뉴얼 등 근본대책 마련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24.07.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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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경기 화성시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일어난 대형 참사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배터리 기술 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 리튬전지는 전기차, 휴대전화, 노트북PC,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일상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터라 이번 참사는 더욱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참사에서 인명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리튬전지 관리는 안전 사각지대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화재 예방과 조기 진압 장치의 부재, 외국인 근로자 관리 소홀 등 그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우리를 경악케 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현행 소방법상 리튬 등 금속화재가 화재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아 전용 소화기를 개발할 기준조차 없었다는 데 대해 우리는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이는 화재 시 불을 끄려면 모래 등이 담긴 특수소화장비가 필요한데 이에 따른 표준 소화기도 없고 이런 시설을 설치할 의무 규정도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화재가 난 공장의 리튬 배터리는 대부분 한번 사용한 뒤 재충전 없이 폐기되는 일차전지로 이차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화재 위험은 작다. 그러나 리튬전지는 상온에선 안전하지만 높은 온도와 압력이나 수분과 만나면 폭발이 일어나 연쇄폭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폭발과 유독가스 등으로 화재 진압이 쉽지 않다.

이번 화재도 1개의 리튬전지에서 발생한 불이 다른 배터리로 옮겨 붙으면서 대형 폭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현행 ‘소화기구 화재안전기준’은 리튬배터리 사용이 일상화하면서 금속화재 위험성은 증가하고 있는데 화학물질 사고 위기대응 매뉴얼이 유해화학물질 위주로 돼 있어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된 리튬은 그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데 더 큰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리튬의 특성상 한 곳에 많은 양을 쌓아두기보다 분리해서 보관하고 건물간 거리 확보도 필수이며 조속히 소방법에 금속화재를 포함시켜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감지기와 특수 소화장비 설치도 의무화해야 하며 배터리 공장 전체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과 관리 상시화가 필요하다. 리튬 소재 자체에 대한 규제와 달리 리튬을 생산하는 과정에는 아직 규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위험 물질인 리튬전지를 다루는 데 안전기준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차제에 정부는 이번 화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함은 물론 리튬의 안전기준 마련을 비롯 작업장의 안전관리 규정과 교육 강화, 대응 매뉴얼 및 소방법 개정 등 근본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