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15년 만에’ 졸업 했어요”
“노점상 ‘15년 만에’ 졸업 했어요”
  • 시정일보
  • 승인 2008.06.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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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앞 포장마차 하던 K씨, 인근에 분식집 개업
“조그만 점포이지만 마음 편하게 장사할 수 있게 돼 좋네요.”
한양대학교 앞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K(남․49․사근동 거주)씨. 평범해 보이는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법’이란 꼬리표를 달았던 노점상이다. K씨는 전국노점상연합회 성동광진구지부 총무이기도 해 구청 관계직원들의 머리를 아프게 했고, 노점상을 사수하던 마지막 다섯 사람 중 하나였던 터라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K씨는 이곳에서 어묵과 떡볶이, 순대 등을 판다. 지난날 그가 포장마차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팔던 음식이다. 그가 이렇게 가게를 내게 된 데는 성동구직원들의 끈질긴 설득 때문이다. 구는 한양대학교 앞에 ‘젊음의 거리’를 조성하기로 하고 이 일대 포장마차를 상대로 철거 및 이전을 요청했다.
수 십 차례에 걸친 설득과 단속. 이 과정에서 K씨는 자신의 직책상, 그리고 노점상 등 서민생계 보호를 요구하며 구청직원과 수없이 마찰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구청직원들의 끈질긴 설명과 설득 결과 K씨는 ‘더 이상 자신의 영업을 위해 많은 시민과 학생들에게 불편을 줄 수 없다’고 생각, 포장마차를 자진해 철거했다. K씨는 “그동안 생계를 위해 어쩔 수없이 노점을 했지만 주민들이나 단속하는 구청과 동(洞)직원들에게 항상 죄송했다”며 심정을 밝혔다.
구는 앞으로 포장마차를 철거한 한양대학교 앞을 오는 10월까지 ‘젊음의 거리’로 조성하기로 하고 31억 원을 들여 전선지중화 등 가로환경개선사업과 보도너비 확장, 띠 녹지와 포켓파크 및 포토페이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성동구는 도시미관 개선과 보행자 편의를 위해 지난 2006년 1월 이전에 영업 중인 500여 곳만 노점으로 인정하고, 대리운영 및 전매를 금지하는 등 시책을 펴 5월말 현재 300개로 200개소를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방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