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나루 굿 ‘옛모습 그대로’
마포나루 굿 ‘옛모습 그대로’
  • 시정일보
  • 승인 2008.06.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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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재현행사…12굿거리 등 이색 볼거리




마포구(구청장 신영섭)의 대표적 지역 문화 행사인 제18회 마포나루 굿 재현 행사가 지난 5일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에서 열렸다.
마포나루 굿은 조선시대부터 서울 수상교통의 관문역할을 하던 마포에서 주민의 안녕과 함께 포구를 드나드는 선박들의 무사항해를 빌고자 벌어졌던 국내에서 손꼽히는 무속 행사다.
이선재 마포문화원장은 “마포나루 굿은 육지 굿과 강굿이 결합돼 무속행사로서도 독특한 특징이 있다”며 “특히 수백년 동안 전통이 이어져온 서울 지역의 값진 문화유산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마포나루 굿은 6·25 이후 그 명맥이 끊어졌다가 한국민속예술원구원 무속위원회 마포지부가 ‘서울 정도 600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마포 나루 굿을 발굴·재현한 것이 계기가 돼 마포의 전통문화로 다시 그 빛을 보게 됐다.
1991년 첫 재현 행사 이후 매년 6월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의 당주 무당인 호기희(67)씨는 “단오가 지나면 한강의 용신이 바다로 나가기 때문에 그전에 열리는 것이 마포나루 굿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호기희씨는 3대에 걸친 무속인으로 문덕순, 최인순씨 등 마포나루 굿을 했던 무속인들의 기능을 이어받은 인물로 꼽히는데 호씨는 이날 행사에 마포지역 무속인 6명을 이끌고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의 당주 악사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33호인 최형근씨가 맡았다.
마포 나루 굿 재현행사는 강이나 바다 등 물가에서 물의 신령인 용신을 위해 행하는 굿인 배굿과 신단에 지역수호신, 신령님 등의 상을 모시고 굿거리를 진행하는 육지굿(도당굿)으로 나눠 펼쳐졌다.
본행사인 배굿 차례에서는 한강에 배를 뛰워 그 안에 굿청을 차리고 무녀와 악사들이 용왕을 모셔오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봉죽, 오방기, 십이지신기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배가 성산대교 아래 선착장(나루터)에서부터 밤섬주변을 돌아 다시 선착장(나루터)를 한바퀴 되돌아오면 배굿거리가 끝이 난다.
배굿과 대비되는 육지굿은 지역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벌이는 굿으로 지역수호신상, 신장, 신령님 등의 화상을 모시고 각종 제물을 진설해 무녀와 악사들이 신명나는 12굿거리를 벌이게 되며 주민들도 함께 참여, 신나는 굿거리 한판을 벌였다.
본 행사에 앞서 오전 10시에는 굿청의 주당(뒷간을 지키는 귀신)을 물리는 거리인 주당물림을 진행, 주위의 부정을 물리고 신령을 모시는 부정청배와 점화의 의식을 거쳤다.
孫志善 기자 /sjs@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