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보통문제가 아니다
청년실업 보통문제가 아니다
  • 시정일보
  • 승인 2003.12.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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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자 수가 80만 명에 육박하고 신용불량자가 급증하면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의 20∼30대 청년층이 노숙자로 전락하는 과정은 경기침체의 그늘이 얼마나 짙은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근 취업과 관련한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는 각종 신조어들이 만발하는 가운데 청년실업의 어려움을 의미하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젊은이들의 취업전쟁은 심각하다. 이른바 명문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방대나 대졸 이하의 학력, 또한 여학생들의 취업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예전 같으면 과외교사나 편의점, 주유소 등의 일자리는 단순한 아르바이트 자리였지만 취업난 속에서 이러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나마 이런 경우는 행운에 속한다. 아예 아르바이트 자리도 얻지 못하고 취업도 안 되는 상태에서 신용카드로 연명하다 결국 신용불량자에 몰리고 갈 곳이 없어져 노숙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예전 같으면 노숙자는 노인계층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청년층의 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다. 노숙자로 생활하는 과정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술에 젖어 몸과 마음을 모두 다치고 인생을 자포자기하게 된다. 한 번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정부나 기업은 이러한 현실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근로자들을 해직하고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는다.
정치인들의 무책임도 마찬가지이다. 정치인들과 기업들이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검은 뒷거래에만 신경을 쏟았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이 기업투자에 쓰였다면 오래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고 경제가 되살아났을 것이다. 실업자와 노숙자가 늘어가는 현실에 대해 정부와 기업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 송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