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호의 한방보약사전(33)
신천호의 한방보약사전(33)
  • 시정일보
  • 승인 2008.12.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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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미용 식품 -연밥
옛날부터 연(蓮)은 고귀한 식물로 여겨져 왔다. 문학가들은 연이야 말로 더러운 진흙에서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오염되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음식에 있어서도 사람들은 그것을 미용·양생보건의 식품으로 보았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여름철 고급안주로 만들어 먹었다.
연(蓮)은 참으로 그 쓰임새를 다하는 식물로서 모든 부분마다 용도가 있다. 그 중의 연밥은 고귀한 식품으로서 홀로 요리해도 되고 다른 식물과 함께 요리해도 된다. 꽃술을 떼어버리고 날것으로 먹어도 되고, 말린 후에 사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또한 계절에 관계없이 먹을 수 있다.
떼어버린 연밥꽃술에는 신체를 강화하는 작용이 있어서 한약으로도 쓰여 왔다.
고대의 상류가정에서는 늘 연밥과 기타 한약을 함께 달여 감식으로 만들어 먹었다. 이런 현상은 오늘날에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간식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1인분): 연밥 30개, 가시연밥 15g, 의이인(율무쌀) 25g, 말린 용안육 4g을 솥에 넣고 약한 불로 1시간~1시간 반 정도 달인다. 익기를 기다렸다가 벌꿀을 넣어서 먹는다(벌꿀의 양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정한다).
이들 재료 중에서 말린 용안육은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으며 불면증에도 특효가 있다. 그래서 옛날에 서태후(西太后)는 얼굴을 가꾸고 잠을 편안하게 자기 위해 매일 밤 취침전에 한 사발씩 꼭 먹었다고 한다.
이 밖에 연밥은 또 간장병과 췌장병을 예방하는 효력이 있다. 그러니 옛날에 돈 있는 사람들이 연밥을 일종의 양생보건의 묘방(妙方)으로 여겼던 것도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
연밥은 다른 요리를 만드는 데에도 쓰인다. 연밥을 만두 속에 넣어도 되고, 찐방의 소로 만들어도 되며, 마른 연밥을 찐 다음 다시 벌꿀을 넣어 버무리기도 하고(1인분에는 연밥 10알이 필요함), 연밥을 끓여서 연자탕(蓮子湯)을 만들기도 하고, 연밥을 깨끗이 씻어 쌀과 물에 넣고 함께 끓여 연자죽(蓮子粥)을 만들기도 한다.
이 밖에 연밥은 중요한 한약재로서 하리(下痢)나 위가 약한 것을 치료하는 데에도 쓰인다. 연밥은 고급식품의 하나로서 먹으면 입이 맑고 깨끗해지며 담담하고 맑은 향기가 있다. 연밥의 값이 좀 비싸지만 시험해볼 만하다.
만약 이것으로 미용이나 양생 보건의 목적에 도달한다면 비싼 가격쯤이야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