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짬뽕처럼 얼큰∼한 이웃사랑
홍합짬뽕처럼 얼큰∼한 이웃사랑
  • 시정일보
  • 승인 2009.02.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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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만리성’ 이진강 사장 “남 돕는 행복 계속됐으면”

17년 동안 모은 외화동전 구세군에 기부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차도 인근 중국음식점 ‘만리성’ 주인인 이진강 사장은 지난해 12월 가게 안 황금색 항아리에 든 외화를 구세군에 기부했다. 이 돈은 이 씨가 중국음식점을 경영하면서 17년 동안 모은 돈이다. 이날 기부금은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팁으로 준 외화를 모은 것으로, 은행에서 환전을 포기한 탓에 구세군을 거쳐 유니세프로 보내졌다.
이진강 사장은 “구세군에 기부하면서 느꼈던 행복은 서소문으로 가게를 옮긴 후 중구행복더하기에 동참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03년 5월 재개발로 인해 가게가 미국대사관 뒤편에서 현재 위치인 서소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시작됐다. 주 메뉴인 홍합짬뽕이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이 늘어 형편이 훨씬 나아졌지만 ‘돈만 버는 게 모든 게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진강 사장의 이런 고민은 중구행복더하기 소식을 접하면서 해결됐다. 이 사장은 무턱대고 소공동주민센터로 찾아갔고, 박종성 동장에게 “동장님,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어떻게 하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지 가르쳐 주세요”라며 매달렸다. 중구행복더하기와 인연을 맺은 이 사장은 차상위계층을 정기 후원했고, 10명에게 하루 100원씩 월 3000원의 소액기부를 했다. 설과 추석, 연말연시에는 매번 성금도 냈다.
나눔의 기쁨을 실천하면서 손님도 갑절 늘었고,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 또 1년에 두 번 하던 부부해외여행도 끊고 모교인 한성화교학교에 매년 100만원씩 책을 기증하는 한편 체육복과 운동기구, 1개 15만원하는 시계 35개를 보내기도 했다. 중국인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라 한국에 묻히겠다는 희망을 가진 이 씨. 그는 “지금 이 행복 그대로 쭉 이어졌으면 하는 게 유일한 소망이다”고 말한다. 方鏞植 기자 / argus@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