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쟁력, 인식의 싸움
도시경쟁력, 인식의 싸움
  • 임지원 기자
  • 승인 2009.07.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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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를 알리는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당연하지!’ 홍대문화를 담은 소식지 스트리트 H 7월호를 받아들며 이런 생각을 했다. <스트리트 H>는 기존의 관(官) 주관 소식지와는 달리 디자인부터가 화려하다. 산만한 감이 없진 않지만 젊은이들을 겨냥했다면 이들의 이목을 끄는 데는 적중한 듯. 스트리트 H는 ‘역동성’이라는 홍대문화의 상징적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적절한 매체다.

마포구는 홍대 일대를 찾는 신규 유동인구와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스트리트 H를 발간, 홍대 문화를 적극 알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옛 마포나루의 영화(榮華)를 되찾기 위해 한강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를 개최하는 등 마포구만의 지역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지역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장소마케팅’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이미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도시 이미지 슬로건이나 상징 캐릭터를 개발하고, 지역특산품과 지역브랜드를 적극 홍보하며, 특구 지정 등 지역특화 전략을 추진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해 장소마케팅을 도입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지역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정체성, 고유 문화자산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미지 창출을 통해서도 지역 경쟁력을 확보한다. 서울시의 ‘Hi Seoul’이나 안성시 ‘안성맞춤’ㆍ부여군 ‘굿뜨레’ 공동브랜드, 무주군의 ‘반딧불 축제’ 등이 단적인 예다.

반면 “우리 동네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설화가 많다. 그러나 (뉴타운 사업 등) 개발로 인해 마을 곳곳에서 옛 정취가 사라져 가고 있다”는 한 자치구 과장의 아쉬움도 현실이다. 여기에 기자의 생각을 보탠다. 사라져가는 옛 정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해서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잭 클라우트는 그의 저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결국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라고 했다. 문제는 지역 개발로 사라져가는 문화유산에 대한 상징성을 그대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 기존 문화유산으로 지역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사라져가는 문화를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또한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