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구리시간 통합 이견
남양주 구리시간 통합 이견
  • 방동순 기자
  • 승인 2009.09.0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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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남양주시장 전국최초 자율통합 건의, 박영순 구리시장 통합 추진 반대입장 피력

남양주시(시장 이석우)와 구리시(시장 박영순)가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 7월8일 자율통합 의사를 표명한데 이어 9월 초 구리시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또 지난 4일 경기도에 통합건의 공문을 제출하고, 지난 7일에는 이석우 남양주시장과 공명식 남양주시의회 의장, 김준택 경기동부상공회의소 회장 등 4명의 사회단체장과 공동으로 전국 최초로 ‘행정구역 자율통합 건의서’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지역 숙원사업 해결에 정부가 적극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통합 건의서 제출 배경에 대해 이 시장은 “전국 최초로 자율통합을 이룰 경우 정부로부터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리시와의 본격적인 통합을 위한 행보를 내디딘 것이다.

하지만 구리시의 입장은 이와는 상이하다. 구리시는 남양주와의 통합 추진에 반대의사를 명백히 하고 있다. 구리시 지방행정체제개편논의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를 중심으로 일방적인 통합 추진에 반대하고 있으며, 통합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해 현재 유권자의 3분의1인 5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상태다. 지난 8일 남양주시 이, 통장협의회를 주축으로 가칭 ‘미래발전을 위한 시민연합’인 민간 행정구역 자율통합 추진기구가 출범한 것과 사뭇 대조된다.

지난 9일에는 박영순 구리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추진되는 일방적인 통합방식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남양주시와 구리시간 통합 논의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듦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통합건의문에서 “남양주와 구리시는 역사, 문화적으로 뿌리가 같고, 주민들의 경제, 생활권 또한 동일하며, 현재 양 시가 안고 있는 규제와 도시규모에 대한 제약과 행정구역이라는 칸막이로 인해 두 도시는 서로 상생하지 않으면 미래의 도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또한 “두 지역은 지난 1994년부터 지역통합이 꾸준히 거론되었던 만큼 주민 여론도 무난하다고 판단되나, 일부에서 제기하는 우려는 자율통합에 대한 정부의 획기적인 인센티브 제공과 앞으로 양 시의 숙원인 정책현안 해결에 대한 약속이 전제된다면 큰 무리 없이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적극적인 통합의사를 재확인했다. 또한 “도시의 숙원인 그린벨트 해제, 특목고 과학영재학교 유치, 지하철 8호선 및 6호선, GTX노선 연장 등 8가지의 정책 사항과 남양주의 다핵화된 도시특성을 감안해 일반구와 대읍 대동을 병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박영순 구리시장은 “행정구역 통합은 시민들이 논의를 거쳐 통합에 합의할 것”을 대전제로 “통합의 목적인 구체적인 청사진과 통합시 명칭, 시청사 위치 등이 사전 협의된 후 통합시를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박 시장은 남양주가 제시하고 있는 통합의 이점에 대해 “우선 정부의 인센티브가 극히 미미하고, 법률상 지원 근거가 마련돼야 하는 등 지원 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그린벨트 해제문제도 시군통합과 상관없이 국토해양부 지침에 따라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남양주시와 구리시간 역사성과 생활권이 밀접하다는 통합명분에 대해서도 “남양주시는 1980년 양주에서 분리돼 역사적으로 양주시와 밀접하고, 구리시 또한 1914년부터 양주군 구리면이란 지명을 사용해 양주에 가깝다”고 밝히고 “구리시의 주된 생활권도 남양주가 아닌 서울로 생활권을 고려한 통합이라면 아차산을 중심으로 구리시와 광진구, 중랑구로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로 통합하는 방안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영순 구리시장은 “현재 남양주시장이 제출한 통합건의서는 일방적, 반강제적 통합이기에 철회되어야 하며, 행안부가 남양주 구리간 통합문제에 대한 모든 절차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청하고 국회에서 법이 통과된 이후 광역자치단체간 경계를 넘나드는 상호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남양주시와 구리시간 통합을 둘러싼 입장차가 커 양 시간 통합의 향방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