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부동 ‘한옥보존 논란’ 일단락
체부동 ‘한옥보존 논란’ 일단락
  • 방용식 기자
  • 승인 2009.11.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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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이상 한옥이축 및 1만3000㎡ 한옥보존단지로 의견접근

 

서울시민속자료 제29호 종로구 체부동 ‘홍종문가’
내년 초 서울시도시건축공동委서 판가름

시민의 재산권보호와 역사도시 서울의 한옥보존정책이 서로 평행선을 그렸던 종로구 체부동 재개발 논란이 일단락되게 됐다.

체부동재개발조합추진위원회(위원장 오금남·전 종로구의원·이하 체부동추진위)에 따르면 서울시 정책변화로 표류하던 체부동 재개발문제와 관련, 체부동추진위와 서울시가 ‘200㎡ 이상 한옥을 이축하고, 구역 내 1만3000㎡를 한옥보존단지로 조성하자’는 내용으로 의견이 좁혀졌다. 이 내용은 올 12월 지구단위계획 공람공고를 거쳐 내년 2~3월경 개최되는 서울시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된다.

 

진입도로 폭이 2m도 채 안되는 등 열악한 주거환경.
오금남 위원장은 “지난 2004년 이후 재개발 추진과정에서 서울시 정책이 바뀌어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등 피해가 많았다”면서 “재산권 보호는 물론 지역발전도 앞당길 수 있도록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서울시의회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 ‘한옥이축’ 등에 대해 서울시가 인정하면서 앞으로 재개발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지난 2008년 서울시의 한옥보존정책으로 시작돼 지난 10월 경복궁 서측 한옥보존정책에 따른 지구단위계획 설명회에서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격화됐다. 오금남 위원장 등은 지역주민 1114명(1359명 중 83% 차지)은 서울시 계획에 반대하는 반대서명과 함께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탄원서에서 ‘체부동재개발구역은 2004년 서울시가 마련한 <201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 정비기본계획>에 의해 지정됐는데 서울시는 재개발추진을 중지시키고, 주거환경이 동떨어진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에 체부동을 포함시켜 주민이 쾌적한 공간 속에서 생활할 권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체부동 주민들은 또 11월2일에는 종로구의회가 주관한 주민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의견을 강력하게 분출했다.

한편 종로구 체부동 127번지 일대 4만2000㎡에는 건폐율 28% 이하, 용적률 204%를 적용해 최고 12층짜리 17개 동으로 600가구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주택재개발사업이 지난 2004년부터 추진 중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한옥보존과 관련, 지난해 6월 ‘체부동이 한옥밀집지역으로 주변에 경복궁과 사직단 등 중요문화재가 있고 인왕산이 인접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주변과 조화되는 한옥보존방안이 필요하다’며 부결했다.
方鏞植 기자 / argus@sijung.co.kr

미 니 인 터 뷰
“주민 삶의 질 향상, 재개발 최선”

오금남 위원장 (체부동재개발조합추진위원회)

“서울시장이 바뀌었다고 정책마저 바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60년 가까이 불편을 무릅쓰고 살아 온 지역주민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가고 있습니다.”
오금남 체부동재개발조합추진위원장은 최근 서울시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마음고생이 심한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시 방침을 믿고 지난 2004년부터 추진한 주택재개발이 하루아침에 날아갈 뻔했기 때문이다. 오 위원장은 “재개발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해 지역주민이 쾌적한 생활환경 속에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주민과 서울시 의견이 상충되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 중인지.
“내년 2~3월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서울시도시건축공동위원회 회의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게 남았다. 물론 서울시 측에서 우리 의견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였다.”

- 어떤 내용으로 의견접근을 봤나.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00㎡이상 한옥은 보존이 아니라 ‘이축’하고, 구역 내 1만3000㎡는 한옥보존용도로 땅을 내놓는 대신 나머지 2만9000㎡는 전면 재개발되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고도완화 및 전면재개발은 지구단위계획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0월20일까지만 해도 서울시는 한옥보존과 권장을 모두 고집했다.

그런데 체부동 한옥은 6·25전쟁 이후에 지어진 것이어서 단순한 목조, 기와집이 대부분이어서 보존가치에서 떨어진다. 주민들의 83%가 반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다행히 서울시가 ‘한옥이축’에 대해 약속하고, 재개발사업구역이 현행대로 유지됨에 따라 재개발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 서울시뿐 아니라 종로구 등 관계기관에 지역주민의 뜻이 더 많이 반영되도록 열심히 찾아다니며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