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사회 ‘Old & New 세대공감’ 절실
장수사회 ‘Old & New 세대공감’ 절실
  • 시정일보
  • 승인 2009.12.3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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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춘 식 논설위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 가는 나라다. 2008년에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0.6%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데 이어 2020년이면 노인인구가 무려 15.1%를 넘는 고령 사회가 예상된다. 그리고 2030년에는 총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이 19.3%, 70세 이상이 12.6%, 80세 이상이 3.4%에 이르게 되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 인구의 35%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과학과 의학 발전에 가속도가 붙는다면 이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노인들이 탄생할 것이라는게 학계의 전망이다.
한편 노인 인구의 증가는 노인의 정치세력화를 불러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은퇴자협회(AARP). 이 협회는 미국 기업의 정년제를 폐지시킨 주체적 역할을 해 왔다. 이제 노인 권익보호를 위한 집단행동은 청년 몫을 주장하는 젊은 세대들과의 세대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학자들은 기존의 연령 분업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세대 간의 계약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생명연장이 가져다 줄 장수사회는 인간사회에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낼 뿐 개인에게도 축복이 되지 못하고 가족이나 사회의 멍에(암)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계층 간의 갈등도 심화될 것이며 또한 생명을 늘리기 위한 고비용으로 가진 자와 없는 자 사이에 전례 없는 대립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생명연장은 과연 축복인가, 고통인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려면 멋진 신세계를 맞으며 치러야 할 대가를 줄이기 위해서 이제 우리는 새로운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토의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왜냐하면 이제 고령화 사회의 문제는 우리 모두 함께 짚어봐야 할 21세기의 화두가 됐다. 누구나 늙으면 노인이 된다. 그래서 아무도 노인문제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이 자녀들에게 투자했듯이 젊은 세대도 그들에게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그것이 자식세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노인문제는 한 마디로 말해서 사회의 현대화로 생겨난 것이다. 즉 의료 및 보건기술의 발달, 생산기술의 발전, 교육의 대중화, 도시화 현상을 그 특징적 원인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인과관계를 거쳐 여가시간의 처리문제, 역할상실의 문제, 경제적 문제, 건강보호의 문제, 세대 간의 갈등 및 소외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노인에게 안겨주고 있다.
결국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라는 물음은 언젠가 노인이 될 수밖에 없는 성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인생의 끝을 성찰하기에는 너무나 여유 없는 일상생활들을 꾸리다 보면 어느 틈엔가 노년기가 코앞에 찾아와 대부분 속수무책으로 심신의 노화와 사회적인 단절과 여러 변화 등을 겪으며 비참한 말로로 향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제 수명연장 덕으로 노후생활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어 우리 모두에게 ‘준비된 노후’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가속화하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지혜는 개인문제인 동시에 사회 전체의 과제인 것이다. 이제 고령화 사회의 문제는 우리 모두 함께 짚어봐야 할 21세기의 화두가 되었다는 사실을 하루 빨리 인식해야 한다.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회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