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 터지는 두 바퀴 세상
복장 터지는 두 바퀴 세상
  • 백인숙 기자
  • 승인 2010.01.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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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仁淑 기자 /beakihnsuk@sijung.co.kr

녹색성장사업으로 서울시가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면서 시범사업으로 일부 지방자치단체 간선도로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로인해 교통 혼잡이 극심해지자 주민들 민원이 빗발치며 난항을 겪고 있다.
“직진차선이 3개에서 2개로 줄어 앞에 있는 신호등이 막히면 진입 진출을 할 수 없다.”
“차선 구분이 잘 안돼 위험한데다 불법차량들이 자전거 도로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민원이 끊이질 않자 서울시 자전거 시범지역인 노원구가 자전거 전용도로 문제점 개선을 시에 건의했고 자전거도로 설치를 취소하거나 재고해달라는 공문을 지난해 12월에 보냈다.
구가 이 같은 공문을 보낸 데는 극심한 교통 혼잡과 비효율적인 도로운영으로 집단민원이 발생하고 현재 조성중인 자전거 도로가 새로 신설되는 것이 아닌 기존 차로수를 축소하거나 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교통 체증을 유발, 운전자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원구는 공문에서 현재 조성 중인 7개 노선 중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노원길과 한글 비석길 등 2곳에 대해 안전펜스를 제거하고 자전거 전용도로 지정을 취소해 줄 것과 다른 자전거 도로에 대해서도 유색 포장과 CCTV를 설치, 안전을 강화해 줄 것 등을 건의했다. 시는 아직 답변을 유보한 상태로 주민들의 불만만 쌓여가고 있다.
노원구의회 자전거특위 박남규 위원장은 “자전거 도로가 폭이 넓게 조성돼 있고 그 때문에 차량정체가 상당히 심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많이 불거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시민을 위해 만든 자전거도로가 자전거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로 인한 문제점과 효율성 등을 면밀히 검증하지 않고 캠페인 식으로 자전거 도로를 성급하게 만든 것이 실패의 요인으로 이는 곧 예산낭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에 자전거 시범도로가 만들어진 곳은 노원구와 광진구, 송파구 등 3개구로 모두 50억원이 투입된 상태다.
위험에 빠진 지구환경을 살리고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의미로 시작된 자전거정책. 그러나 취지가 좋다고 해서 당사자인 주민들의 불편을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 무엇보다 주민들 불편을 최소화하고 자치구 실정에 맞게 자전거 도로를 새로 설치·운영하는 합리적인 정책실행 능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