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기회의 조우
위기와 기회의 조우
  • 김은경 기자
  • 승인 2010.02.0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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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다.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심리적 위기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양분화된 우리 사회의 경직성을 우려하는 숱한 담론들도 이러한 위기의 현재성을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란 사회의 어떤 특정한 형태 혹은 양상을 지칭하는 일차원적 용어가 아니다. 누구나 인생길에서 마주치는 외연적 사건들, 내면에서 충돌하는 심리적, 내재적 원인들과 맞닿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다양한 함의를 지니는 것이다.

현 상황을 위기라 정의할 때, 또 그 위기가 복잡다단한 차원에서 해석되는 것임을 전제할 때 우리 사회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원인과 그 대안에 특히 관심이 가는 이유다.

현재의 사회적 위기는 많은 부분 심리적 위기로부터 초래, 표출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논리적, 합리적인 성숙한 공론의 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일방적, 독단적 주장들만이 난무하는 가학적 언어의 범람현상은 미처 치유되지 못한 심리적 외상인 트라우마의 표출 양상과 매우 흡사하다. 현상황이 역사ㆍ개인심리학적 위기의식으로부터 촉발되는 집단적, 이념적 분출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하지만 삶에 내재된 위기의식은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과 맞닿아있다. 현대심리학의 성과이기도 한 ‘위기와 기회의 연계’라는 새로운 인식 지평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역사적, 사회적 진전을 위해 바삐 달려오던 시간을 잠시 멈춰 세워 우리가 현재 서있는 자리, 그리고 향해 갈 길에 대한 진지한 모색과 치유에 시선을 돌려보면 어떨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우리 사회의 성숙한 발전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 핵심은 기존의 관습적 도식을 탈피하고, 포괄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인식차원을 지향하는 새로운 자각을 기반으로 ‘다양성’과 ‘유연성’, ‘포용성’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복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