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 꽃 필 무렵’ 허생원 발길따라 ‘봉평으로’
‘메밀 꽃 필 무렵’ 허생원 발길따라 ‘봉평으로’
  • 시정일보
  • 승인 2004.09.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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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문학과 인간의 만남’ 제6회 효석문화제…10일∼19일 평창 ‘효석 문화마을’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평창이 낳은 한국 현대문학의 대가 가산 이효석 선생을 배출한 봉평은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무대이기도 하다. 소금을 뿌린 듯 하얗게 흐드러진 메밀꽃은 보기만 해도 숨이 차오를 듯 문학적 감각에 젖게 한다. 가산 선생의 문학적 열정을 기리고 우리나라 단편소설의 백미인 ‘메밀꽃 필 무렵’의 시간적, 공간적 재현을 통해 참여자에게 가식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느끼게 해주는 ‘효석 문화제’의 백미는 아마도 달빛 아래서 메밀밭 전경을 바라보는 것이다. 보름달 아래 소금처럼 부서지는 메밀꽃밭, 당나귀와 물레방아, 시골장터... 그리고 생애 단 한번의 사랑을 나누었던 허생원과 성처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와 함께 잊혀진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본다.





오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강원도 평창 봉평면 효석문화마을에서는 현대문학의 대가 가산 이효석 선생의 넋을 기리고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해 보는 자연과 문학의 대향연을 체험할 수 있다. 올해로 6번째를 맞이하는 ‘효석문화제’는 문학의 밤, 제23회 효석백일장, 1930년대의 장터, 6만여평 메밀꽃밭을 배경으로 한 공연, 자연체험마당, 덕거연극인촌 연극공연 등이 펼쳐지며 무이예술관에서는 각종 전시회가 다양하게 열린다.
특히 올해 효석문화제는 면단위의 축제에서 벗어나 국민적인 문학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마련, 관람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켜 줄 것이다.
‘메밀’의 고장 봉평은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지로 실재소재인 봉평장터와 5일 장터가 지금까지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곳이다.
흰색의 메밀꽃은 ‘연인’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푸른 잎, 하얀 꽃, 붉은 줄기, 검은 열매, 노란 뿌리의 오색을 갖추고 있고 모두 우리 몸에 이롭다하여 ‘오방지영물’이라고 일컬어 진다.
흐드러진 메밀밭을 뒤로 하고 봉평시장으로 가면 메밀로 만든 구수한 고향의 손맛을 느낄 수 있으며, 조금만 비켜서면 주위의 토속적 향토먹거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환경에 오염되지 않은 정성된 음식들을 맛보는 것은 생활에 지친 여행객에겐 적지 않은 심신의 충전을 가져다 준다.
메밀국수(막국수), 메밀부침개, 메밀싹비빔밥, 감자떡, 민물메운탕, 곤드레비빔밥, 산채정식, 송어회, 더덕구이, 콧등치기는 한여름 동안 입맛을 잃은 방문객들의 미각을 되살리게 하며, 평창의 향토특산 메밀꽃차, 메밀가루, 메밀국수, 메밀부침가루, 메밀베개, 대관령 황태, 평창 한우, 감자술, 가시오가피, 장류 등 특산물을 장바구니에 담아보는 재미도 있다.


메밀 부침에 동동주 한 사발
30년대 재래장터 완벽 재현



밝은달빛 아래 메밀 꽃 밭 산책
소설 속 주인공 된 듯 ‘두근두근’





효석마을
무엇보다도 2000여평으로 조성된 먹거리 장터에서는 다양한 메밀음식과 함께 과거 1930년대 재래장터 재현을 통해 고향의 향수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아울러 뻥튀기 장수하며 대장장이 짚신장수 채소장수 곡물장수 그리고 메밀부침 한저름에 동동주 한잔하면서 껄껄껄 웃던 우리네 조상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흥정천 강 아래서 돌다리 섶다리 나무다리를 건너 보고 고기잡이도 하면서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다 보면 한나절은 금방 지나가 버린다.
서산에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발길을 재촉하며 문학마을로 접어들어 수 만평 펼쳐져 있는 메밀꽃밭 오솔길을 걸으면 어느새 ‘메밀꽃 필 무렵’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된다.
딸랑딸랑 방울소리 울리며 봉평장에서 대화장으로 향하는 장돌뱅이와 당나귀들... 허생원은 이 길을 지날 때마다 과거를 회상하며 애틋했던 사랑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물레방앗간을 돌아 오솔길로 접어들어 산 중턱에 자리한 이효석문학관에 다다른다. 여기서는 선생의 문학을 느끼면서 그 당시 생활상과 선생의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다.
또 메밀자료 전시관에서는 메밀의 역사며 성분 효능 등을 알아볼 수 있다. 문학관을 내려오면 선생이 태어나신 생가터에 이른다. 생가 뒷동산에는 아름드리 밤나무와 배나무가 연륜을 뽐내며 찾는 이를 반긴다.
생가터를 나와 새로이 포장된 길을 따라 우측으로 돌아서면 평창무이예술관에 이른다. 메밀꽃 그림과 야외 조각전 그리고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행사에 참여하면서 도예전과 서예감상도 할 수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 마련


이효석 문화관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는 효석문화제는 소설 속 메밀꽃밭을 여행하면서 당나귀 끌기, 당나귀와 포토 등을 통해 소설 속 허생원, 동이, 조선달, 성처녀가 되어 보는 인물체험을 하며, 소설 속 등장인물을 흙으로 빚어보고 물가 동네마당 돌다리·나무다리·섶다리 건너기와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도 행사기간내내 할 수 있다.
한편 전통체험으로는 전통 메밀 음식 만들기와 전통 장터재현, 찹쌀떡 만들기, 농사놀이 체험, 우마차 타기, 메밀국수 만들기 등이 있다.
이밖에 문화예술 전시 및 공연에는 전국 사진공모전, 봉평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 전국 사진입선작 전시, 무이 예술관 예술체험 등이 있으며, 문학의 밤, 국악 한마당, 거리콘서트, 취타 대행진, 사물놀이 등과 전통타악, 연극공연과 영화상영이 행사기간내 열린다. 또한 일본 토가촌 민속공연을 비롯해 네팔·중국 요령성·평창군 전통 민속공연이 12일 행사장 주무대에서 펼쳐진다.
韓聖惠 기자 shhan@sijung.co.kr



이것만은 놓치지말자

효석문화제 특별프로그램


이효석 사진관
△제25회 전국 효석백일장- 가산 이효석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국유치원, 초·중·고·일반인을 대상으로 시, 한문, 사생, 서예부문의 백일장이 행사 첫날 10일 오전 10시에 열리며 여행객은 거리백일장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문학의 향기 효석문학의 밤- 11일 주행사장에서는 ‘메밀꽃 필 무렵’을 소재로 시낭송, 그리고 ‘메밀꽃 사랑’, ‘메밀꽃 필 무렵’을 노래하며 보름달과 메밀꽃 속에서 함께하는 ‘문학의 밤’행사와 ‘이효석문학상 시상식’이 펼쳐지며, 10일 효석 문학관 문화교실에서는 ‘가산문학 심포지움’ 등이 열린다.
△전통향기 봉평5일장- ‘메밀꽃 필 무렵’의 소설배경이 그대로 전해지는 추억의 재래시장, 볼거리 먹거리가 가득하고 정겨움이 배어있어 더욱 정겹다. 2,7일은 봉평장, 3,8일은 진부장, 4,9일은 대화장, 5,10일은 평창장이 열린다.

이 효 석

(李孝石·1907.2.23~1942.5.25)

가산 이효석 선생은 1907년 2월 23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273번지에서 출생해 1942년 5월 25일 평양에서 급환으로 3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선생은 경성제1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한 후 1928년 ‘조선지광’에 단편 ‘도시와 유령’을 발표, 동반작가(同伴作家)로 데뷔한 선생은 1934년 평양 숭실전문 교수가 된 후에는 ‘산’, ‘들’ 등 자연과의 교감을 수필적인 필체로 묘사한 작품을 발표했으며, 1936년에는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했다.
한편 그는 젊은 시절 한창 실의에 잠기기도 했으나 창작 활동의 활기를 되찾은 후에는‘수탉’을 계기로 차츰 향토색 강한 서정적인 세계로 빠져 들었다.




‘효석문화제’ 100배즐기기

봉평 9景 투어가이드


1.이효석 문학관 - 가산 이효석선생의 문학세계를 볼 수 있는 문학전시실과 문학체험을 할 수 있는 문학교실, 학예연구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효석의 문학과 생애를 다룬 영상물, 어린이용 영상물도 상영된다.
2.무이예술관 - 폐교를 활용한 예술관으로 도자기, 그림, 조각, 서예, 서양화가 등의 작업실이 여행객들에게 오픈되어 체험할 수 있고 조각공원과 갤러리에서는 예술인 전용 작품활동을 감상할 수 있다.
3.이효석생가터 - 선생의 생가가 있었던 곳으로 원래 집을 헐고 현재는 그 터가 남아 있다.
4.물레방앗간 - 소설 속에서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가 사랑을 나누던 작품 속의 배경지로 1991년 남안동문화마을 1호로 지정하면서 그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세운 곳이다.
5.가산공원, 충주집 - 가산 이효석을 기리기 위해 만든 가산공원은 봉평면 주민들의 쉼터이자,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주인공인 허생원과 동이같은 장돌뱅이들의 지친 여정을 풀던 술집인 충주집이 있어 다시금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6.덕거연극인촌 - 페교를 활용해 만든 이색공간으로 연극인 유인촌씨가 촌장으로 있으며, 다양한 연극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7.봉산서재 - 봉산서재에는 율곡 이이 선생과 화서 이항로 선생의 영정이 있다. 율곡 이이 선생의 부친 이원수 공이 수운판관으로 벼슬을 하던 조선 중종때 이곳에서 18년간(1526~1543) 거주하는 동안 사임당 신씨에게서 율곡선생을 잉태하였는데 이 사실을 후세에 전하고 기리기 위해 창건한 사당이다.
8.팔석정 - 팔석정은 8개의 바위를 가리켜 붙여진 이름이다. 양사언이 강릉부사로 재임시 강릉지역을 두루 살피다가 이곳 봉평 평촌리에 이르러, 그 자연경치에 탄복해 정사도 잊은 채 8일을 신선처럼 자유로이 노닐며 경치를 즐기다가 팔일경이란 정자를 세우게 하고 1년에 세 번씩 찾아와 시상을 다듬었다고 하는 명승지이다.
9.판관대 - 조선조 당시 율곡 선생의 부친인 이원수 공의 관직이 수운판관이었던 데서 말미암은 것으로 강릉 오죽헌에서 1536년 음력 12월 26일 탄생하신 율곡선생의 잉태지로 전하는 곳이다.



교통편


◆승용차 이용
서울방향: 호법IC 및 신갈IC에서 영동고속도로 진입, 원주 새말지나 면온IC나 장평IC에서 봉평방향 6번 국도 이용
대구방향: 중앙고속도로 진입, 남원주IC에서 영동고속도로 진입 후 면온IC나 장평IC에서 봉평방향 6번 국도 이용
대전방향: 중부고속도로 진입, 호법IC에서 영동고속도로 진입, 원주 새말지나 면온IC나 장평IC에서 봉평방향 6번 국도 이용
◆시외버스 이용
동서울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장평까지 버스이용(약 2시간30분) 후 봉평행 시내버스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