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天白日的節義(청천백일적절의)도 自暗室屋漏中培來(자암실옥루중배래)하며 旋乾轉坤的經綸(선건전곤적경륜)도 自臨深履薄處操出(자임심이박처조출)하느니라.”
이 말은 청천백일같은 빛나는 절개도 원래는 어두운 방 한구석에서 길러진 것이며 천지를 휘두르는 뛰어난 경륜도 사실은 깊은 못에 들 듯이 살얼음 밟듯이 조심스럽게 얻어진 것이라는 의미이다.
공자가 말하기를 강과 바다가 수백개의 산꼴짜기 물줄기의 복종을 받는 이유는 그것들이 항상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곳에 있기를 바란다면 아래에 위치하고 그들보다 앞서기를 바란다면 그들뒤에 위치하라.
이 같이 하여 사람들의 뒤에 있을지라도 그의 무게를 느끼지 않게하며 그들보다 앞에 있을지라도 그들의 마음을 상케하지 않느니라고 했다.
경륜이란 일을 조직적으로 잘 계획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천하를 다스린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모든일을 도모하는데 있어서 조직적인 계획없이 될 수있는 일이란 없다. 또한 권력의 높은 자리에 앉아서 천하를 다스리자면 그러한 조직적인 계획은 더욱더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처럼 뛰어난 경륜은 하루아침에 쉽사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치 깊은 못에 조심스럽게 들어가듯이. 또한 아슬아슬한 살얼음을 밟듯이 그렇게 세상을 조심스럽게 살아오는 과정에서 얻을수 있는 것들이다.
그처럼 경륜을 쌓은 사람이면 만절필동(萬折必東)의 의미를 알고도 남을 것이다.
흐르는 황하의 물이 이리저리 만번을 굽돌아도 동쪽으로 흐르고야 만다는 뜻으로 한번 굳게 먹은 마음과 지조는 아무리 꺽으려해도 꺽이지 않고 원래의 뜻대로 나아가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작금의 우리사회는 삼팔선이니 사오정이니 하면서 나이들고 높은 경륜이 있는 사람들을 부정하려 한다는데 우리는 아연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과 사회 모든 만물의 이치는 노장이 조화를 이룰 때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는 것이다. 젊은이만 있어서도 나이든사람만 있어서도 이 사회는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다.
많은 경험과 경륜을 두루갖춘 덕망있는 분들이 당당하게 제 자리에 설 수 있을 때 어둠속에서 빛나는 절개가 키워지듯이 세상의 모든 생과 삶은 더욱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