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과 ‘소통’
‘경청’과 ‘소통’
  • 문명혜 기자
  • 승인 2010.08.1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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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혜 기자
서울시에 새로운 시정모델이 도입되고 있다. ‘경청’과 ‘소통’이 시정을 끌고 가는 주요 축이 된 것이다.
서울시 민선사상 처음으로 재선이 된 오세훈 시장은 취임 전부터 시민들과의 대화채널을 열어놓고 시정에 도움이 될 만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데 마음을 쏟더니 시의회 의장단과 구청장 당선자들과 만나 시정을 함께 끌고 가자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취임 직후엔 청년실업 해소방안을 찾으려고 취업준비생들과 긴 시간 회의를 가졌고, 자신의 교육분야 핵심공약인 ‘3무학교 만들기’ 방안을 가다듬으려 초등학생 학부모들을 만나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난달 22일엔 시의원들을 세종문화회관 대연회장으로 초청해 서로 ‘구동존이’의 마음을 갖자고 제안했다. 같은 것을 추구하고 이견은 남겨두자는 뜻을 전하면서 상임위별로 10명 정도의 의원들과 자주 만나다보면 상호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시정발전을 위한 방안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는 의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오 시장의 최근 행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서울시는 요즘 홍보기획관을 ‘소통기획관’으로 바꾸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할 정도로 소통으로의 체제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소통에 관한한 집행부보다는 의회가 ‘원조’임을 주장할 것이다.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서울광장 개방을 제1 추진과제로 삼는 것을 보면 향후 의회의 행보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에 전에 없이 소통바람이 부는 것은 지난 6.2지방선거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 파트가 절대 다수를 차지한 의회와 척을 지게 되면 정책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게 분명해진 이상 의회와의 협조체제 구축이 절실한 집행부가 소통을 강조하며 먼저 손을 내밀 수 밖에 없고, 의회 역시 시민과의 소통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 마당에 집행부가 웃는 얼굴로 내민 손을 명분없이 뿌리칠 수 없는 사정으로 소통의 환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소통의 환경을 만든 것은 다름아닌 ‘민심’이었다. 선거전을 치루면서 민심의 무서움을 겪었고 민심을 얻지 못하면 내일이 없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환경이 바로 ‘소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