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허리가 변화하고 있다. 서울의 중심세대로써 40, 50대인 베이비붐 세대들이 2010년을 기점으로 은퇴를 시작하면서 이 세대가 만들어 나갈 도시의 미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왜냐하면 베이비붐 세대들은 지금까지의 중노년 세대와는 다른 사회경제적, 가치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후 출산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던 시기에 태어난 2010년 기준 만47세 이상 55세 이하의 연령집단으로 서울 인구의 14.8%(2009년 주민등록인구 기준)인 151만여명을 차지하며, 2010년을 기점으로 은퇴를 시작하게 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1960~70년대 교육을 받고 1980년대에 취업과 결혼으로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성장하면서, 주택·소비·자녀교육에 있어 우리사회의 변화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으로 인해 이 세대 초기연령의 은퇴가 시작되는 2010년 이후 어떤 변화가 야기될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고령사회의 중심세대가 바로 베이비붐 세대이기 때문이다.
고학력 전문직 증가, 자녀중심 가치관
일 보다 여가 중시·자기개발 욕구 강해
서울의 베이비부머는 2009년 기준 151만여명으로 서울시 인구의 14.8% 차지하고 있다. 전국의 베이비부머는 2010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기준으로 인구의 14.6%인 712만여 명으로, 베이비부머의 가장 연장자인 1955년생 집단의 은퇴가 시작되는 2010년을 기점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및 자산변화에 따른 사회변화가 야기될 가능성이 증대된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1960~70년대 교육을 받고, 1980년대 취업과 결혼으로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성장해 주택·소비·자녀교육에 있어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 세대로 2010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작 이후 이들 집단의 경제능력 변화, 주거패턴과 소비형태의 변화, 그리고 고령사회의 변격적인 시작에 따른 면밀한 정책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me generation’으로 불리는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긍정적이고 ‘일중심적’이며, 책임감과 ‘할 수 있다(can-do)’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1946년 이전에 태어나서 ‘명령과 위계’에 복종하고 ‘자기희생적’인 가치관 중심의 ‘greatest generation'과 독립적이지만 회의적이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심에 두는 ‘offer-boomer 세대’와는 구분되는 집단임을 의미한다. 또 이 세대의 74%는 인터넷을 사용하고, 이들의 43%는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41%는 ‘즐거움’을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다.
미국 베이비부머 분포를 보면 캘리포니아주가 890만여명으로 1위이며, 다음으로 텍사스주 560만여명, 뉴욕주 510만여명 순이며, 전체 인구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버몬트주 30%, 메인주 29.8%, 뉴햄프셔주 29.7%의 순이다.
영국 베이비부머들은 젊은 세대에 비해 활동적이고 사회적 연금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평생직업을 가질 수 있는 수혜 세대들이다.
전체인구의 28.5%에 해당하는 1700만여명의 영국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주택, 투자, 연금)은 영국 전체 부의 52%를 차지하고 이 세대 여성 10명 중 6명은 경제활동을 하는 적극적인 세대이다. 이에 반해 65세 이상 세대는 34%, 45세 미만 세대는 14%를 점유하고 있다.
일본의 베이비부머는 인구의 5.4%인 691만명으로 1990년 은퇴가 시작됐으나 여전히 소비와 활력의 주체로 인정되고 있다.
이들 세대는 전체 개인자산의 10%를 소유하고 식음료, 가구, 교통, 의료소비, 주택관련, 여행경비 등의 지출에 있어 매우 적극적이며 신소비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新노인이 될 베이비부머들의 능력과 취향
2020년 서울의 베이비부머들이 고령세대(65세)로 진입하면서 서울의 고령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울의 베이비부머 중 가장 빠른 출생세대인 1955년생이 65세가 되는 2020년의 서울의 고령인구 비중은 14.9%로 전망되며,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생산능력인구 비율을 낮춰 202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4.9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서울시 인구구조는 20대 후반과 30대 전반 연령 코호트가 가장 긴축을 형성하는 젊은 인구구조의 형태로 2020년 고령사회에서는 30대 전반세대가 줄고, 40대축이 길어짐과 동시에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사회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서울 25개구의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비중은 강동구, 양천구, 도봉구 순으로 강남 3구 중에서는 강남구와 송파구의 베이비붐 세대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베이비부머의 36.3%는 대학교 재학 이상의 학력 소유자이며, 26.1%는 전문사무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현재 고령세대에서 대학교 재학 이상 학력비율은 15.3%이며, 전문사무직 비율은 13.9%에 불과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77%는 중산층 귀속의식을 소유하고 있고 베이비부머가 가구주인 경우 대졸 이상자가 46.4%이며, 전문화이트 직종 종사자는 41%로 고령세대 가구주와는 확연히 다른 경제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이 경우 월소득 400만원 이상인 가구는 전체 50%이며, 자가주택 소유비율은 59%이다.
베이비부머 가구주는 물건을 사거나 여가를 즐길 때 자녀위주로 결정한다는 비율이 44%로 고령세대보다 약 10% 정도 높은 수준이며, 자녀를 위한 부모의 희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비율 역시 55.6%로 고령세대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붐 세대의 가치는 교육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반영되는데, 월평균 교육비는 75만9000원으로 다른 세대(고령세대 57만7000원, 베이비부머 이후 세대 60만9000원)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중심주의 가치와는 달리 부부중심 가치관은 상대적으로 고령세대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자에게 솔직한 의사표현을 하느냐에 대한 베이비붐 세대의 49%가 동의하고 있는데, 고령세대의 경우 44%, 베이비붐 이후 세대는 54.2%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또 부부가 공통의 가치를 갖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41%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19.8%이며, 어떤 형태로든 기부를 한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50.6%이다. 또 1년에 1.52회 정도는 영화관을 가며(고령세대 0.61회), 10명 중 7명 정도는 자기개발을 위한 교육 받기를 희망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고령세대에 비해 일보다는 여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언제든 이직이 가능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도 고령세대보다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리 : 李相旼 기자 / sijung1988@naver.com
베이비붐세대 노동력 지속성 유지 정책 필요
고령자 멘토링·지식연결망 구축 등
다른 세대와 사회적 통합 방안 모색
서울의 베이비부머들은본인들이 가진 상대적 고학력 전문능력을 향후 고령사회에서도 사회의 주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활기찬 노년’ 조성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고령사회 도래가 세대 간 갈등요인이 되지 않도록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사회적 자원’으로 활용할 정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부모세대를 부양해야 하고, 자녀세대에 올인(all-in)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정작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할 형편(77.8%)이어서 고령세대(60.7%)나 이후 세대(54.2%)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들의 15.4%만이 향후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며, 자녀들과 가까운 곳이지만 독립적인 공간에서 노후를 지내고 싶다는 의견이 47.2%, 실버타운 등 노인전용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의견은 33.0%으로 나타났다.
2009년을 기준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44%는 단독주택에, 37%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자가소유 비율이 59%에 도달한다. 이들 중 자기소유자들이 전세소유자들보다는 독립적으로 살고 싶다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이후 주거형태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분석과 함께 이 세대의 생활양식 변화에 따른 정책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베이비붐 세대 중 남성들은 향후 학습하고 싶은 것으로 컴퓨터(31.8%), 어학(18.1%), 기술관련(11.9%) 등의 능력 제고를 위한 교육을 많이 선택했으며, 취미나 여가 관련 교육은 25.0% 수준이다. 또 베이비부머 여성들의 경우 취미·문화·여가선용 관련 교육을 받고 싶다는 비율이 35%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고령세대를 위한 Active Aging 프로젝트처럼 은퇴시기를 연장하거나 고용평등연령규칙(Employment Equality Age Regulation, EEAR)을 적용하는 등 베이비붐 세대 노동력의 ‘지속성’을 유지할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적극적이고 참여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년간 지역모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지 13%만 참여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반면 고령세대의 23%, 베이비부머 이후 세대의 26%가 참여경험이 없는 실정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친목모임, 동창모임 등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사회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는데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를 주축으로 한 고령자 멘토 프로그램, 지역사회기반의 지식연결망 그룹 형성 등을 통해 베이비붐 세대와 다른 세대 간의 사회적 통합성을 증진시키도록 유도하기 위해 新노년을 형성할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사회적 참여 프로그램을 일과 활동, 커뮤니티 중심과 이동(mobility)을 고려한 종합적 차원에서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다.
-변미리 연구원(서울시정개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