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강부회 눈총 “풍수해 감소” 발표
견강부회 눈총 “풍수해 감소” 발표
  • 방용식 기자
  • 승인 2010.10.21 11:58
  • 댓글 0

 
“금년 여름에는 평년보다 강우량이 14% 많았고, 1달에 3번 태풍이 내습했지만 풍수해는 오히려 10년 평균보다 인명피해는 79.9%, 재산피해는 76.1% 감소했다.”
소방방재청이 19일 발표한 ‘여름철 자연재난대책 추진결과’ 내용이다. 이런 성과와 관련, 소방방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상청 등 6개 기관 합동 ‘24시간 상황관리체계’ 가동, 통?이장 등 현장재난관리관(1660명)에 대한 4426회의 재난정보제공 등 노력 때문이라고 ‘자찬(自讚) 섞인’ 설명을 했다. 또 급경사지 등 붕괴위험시설 예찰, 주민대피 담당자(512명) 및 대피장소(360곳) 사전지정, 산간계곡 자동경보시설 추가설치, 전국 145곳 산지돌발 홍수예측시스템 개발, 위성홍수시스템 활용 강우상황모니터링 등 ‘현장중심’의 재해 예ㆍ경보 시스템 구축도 큰 힘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참고자료에서는 이 같은 성과와 다른 내용이 있었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148명이 피해를 입었고, 2002년 8월에는 태풍 ‘루사’로 27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재산피해도 각각 4조4082억, 6조1153억으로 집계됐다. 소방방재청은 ‘기록적인’ 피해를 입은 이런 기록들을 10년간 평균 피해규모로 잡아 10년간 인명피해 69건, 재산피해 1조4953억으로 통계를 작성했다. 그 결과 예년보다 평균 77.9%의 피해가 줄었다고 밝히는 실수를 범했다. 통계적인 잘못은 없지만 특수한 상황을 도외시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
반면 태풍 영향을 받지 않았던 2008년 인명사고는 11명, 2009년에는 13명이었다. 재산피해 역시 589억, 2593억으로 미미했다. 금년에는 14명이 피해를 당했고 3618억의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앞서 소방방재청과 같이 표현하면 최근 3년간 여름철 풍수해로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식의 주장도 가능해진다.
물론 소방방재청의 뜻을 모르는 건 아니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등 간부들이 늘 강조했던 풍수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인정한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의 이런 통계적 실수가 태풍, 집중호우 때 비상대기를 하는 등 그동안 흘린 땀의 노력을 반감시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K간부는 점심자리에서 “금년 여름에는 45일을 비상대기 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면서 힘들었던 지난여름을 돌아봤다.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