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의원 시절 우리나라 최초로 ‘한옥동청사’를 만들게 한 ‘입안자’로, 종로구에 새로운 관광명소를 선사한 장본인이기도 한 오 위원장은 소수당 소속으로서 부의장과 의장대행의 중임을 맡았고, 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예결위원장에 뽑힐 정도로 탁월한 친화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심도있는 예산심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오필근 예결위원장에게 내년도 서울시 예산의 이모저모를 들어본다.
-8대의회 첫 정기회 예산을 심의하는 예결위원장을 맡은 소감이 있다면.
“지난 선거에서 시민들은 집행부가 일방통행을 하지 못하도록 절묘한 선택을 해 주셨는데 시의회의 고유기능인 ‘견제와 균형원리’를 어떻게 실현시켜 나갈지 8대의회 첫 예결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심도있는 예산심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관련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규모는.
“집행부가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보면 시 예산은 올해보다 3% 정도 줄어든 20조 6107억원이고, 교육청은 4.7% 늘어난 6조 6156억원인데, 시 예산이 줄어든 것은 긴축·균형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심의를 하는데 큰 방향이 있다면.
“지난 8월13일 예결위원장에 취임하고 보니 서울시의 여러 재정지표에서 위기상황을 볼 수 있었는데 특히 차입부채가 올해 예산의 15% 수준인 3조 2454억원이나 되고 SH공사를 비롯한 지방공기업 차입부채까지 포함하면 부채가 늘어나게 돼 시 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도 예산은 다른 무엇보다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재정다이어트로 위기상황을 벗어나야 한다.”
-재정위기 상황을 극복할 방안이 있다면.
“세입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이라서 세출예산의 축소편성이 불가피하므로 전년대비 증액된 사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이고, 예산 승인후 전용, 변경될 사업들에 대해 사업비의 적정규모를 심도있게 심사할 계획이다. 투자심사 결과 적정선을 넘어선 ‘조건부, 재검토’ 등으로 판단이 되면 그 부분은 전액 삭감할 것이고, 일회성 전시성 예산에 대해서도 전액 삭감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또 불요불급한 사업이나 효과가 모호한 사업들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삭감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의회의 ‘삭감원칙’으로 집행부가 압박감을 느낄 것 같은데.
“집행부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압박감을 느끼겠지만 시민들의 고귀한 세금이 낭비되지 않고 소중하게 쓰일수 있도록 하는게 의회의 임무이고 재정위기 상황을 극복하려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게 당연하므로 집행부는 의회의 예산심의 방향을 존중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해야 서울시의 힘찬 도약이 이뤄진다는 점을 집행부가 명심해 주길 바란다.”
-의회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사업이 있다면.
“8대 의회는 그동안 줄곧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람투자형 복지예산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예산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 건강을 위한 무상급식 추진과 지역간 교육격차해소,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업 등은 의회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로 주요 지원사업 분야라 할 수 있다.”
-예산심의를 앞둔 동료의원들과 집행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동료의원들께는 이번 예산심의가 8대의회 개원이래 가장 중요한 의정활동이라는 점을 생각해 집중력과 성찰을 발휘해 주실 것을 당부드리고, 집행부에게는 서울시민의 행복증진을 위한 파트너로 의회를 받아들여 상호협력으로 희망 가득한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함께 열어갈 것을 부탁하고 싶다."
文明惠 기자 / myong5114@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