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싸울 땐가
지금이 싸울 땐가
  • 백인숙 기자
  • 승인 2010.12.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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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도 얼마 안남았다. 마지막 잎새처럼 한 장 달린 12월 달력이 아쉬움을 주는 가운데 북한 서해 연평도 도발과 2011년을 앞두고 국회와 시·구의회 예산안 처리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국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 양분되는 야당과 여당으로 나뉘어 4대강 예산안과 관련,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고 내년부터 부분 시행될 무상급식 실시 조례안과 관련, 민주당 시의원들의 기습처리로 시의회도 극심한 대립을 보여주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각 자치구에서도 각 사업 예산편성과 집행을 두고 집행부와 구의회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노원구청에서 갑작스런 기자인터뷰가 개최됐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상정한 <자살예방조례안>이 한나라당이 다수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정당한 사유없이 부결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7일 2차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구청장이 주민복지와 교육발전을 위해 상정한 <교육복지재단 관련 조례안>과 <노원구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미료 처리됐음이 발표됐다. 구청장은 이를 두고 “구를 위해 일 좀 해보겠다는 구청장의 의욕을 한나라당 구의원들이 발목잡기로 꺾고 있다”고 성토했다.

물론 이에 보건복지위원장도 할 말은 많았다. “주민민생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구청장은 구의원이 충분한 심의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각 조례안과 관련, 실질적인 대책이 미흡하기 때문에 미료되거나 부결된 것인데도 당을 거론하며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구의원들에게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건 이를 두고 주민들은 주민들을 위한 조례제정이니 부결이니 관심도 없을뿐더러 또 여야로 나뉘어 싸우고 있구나 하는 정도였다.

세계는 종교와 정치, 이념 등으로 양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종교대립은 적지만 이념은 남·북으로 엇갈린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인들의 여·야 대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치구들마저 집행부와 의회가 여·야로 나뉘어 다툼을 벌이고 있는 모습은 정말,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