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단일 민족’ ‘우리끼리’ 등 학연과 지연을 따지고, 소위 ‘줄’을 찾는 한국인들의 고질적인 성향이 ‘세계가 한 마을’이 되는 현 시대에 역행하는 부분”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하며, “변화에 적응, 수용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다문화 가족을 이룬 결혼이민여성들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촉매제 역할을 담당해 ‘상생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 포럼에서 발간한 <미리가본 2018년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사회는 인구의 10%(400만명)가 외국인으로 채워져 더 이상 ‘순수혈통’을 찾기 힘들어진다. 이는 ‘1.15명’이라는 한국 사회의 낮은 출산율과 결혼 이민자의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이들의 자녀 12만2000명이 한국에 살고 있다.
‘다문화’에 관심이 많은 전문가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이들의 유입을 반긴다. 농촌을 비롯 소위 3D업종에서 한국인을 대신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으며, 이들의 2세가 낮은 출산율을 완화시키는데 한 몫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지난 7월 발생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여성 탓타황옥 씨의 사망 사건은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고 있는 부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결혼이민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 다문화 사회를 조성하는 이들이 ‘한국’의 이미지를 만드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런 사건들은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
15일 만난 황경아 씨는 “한국에 정착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힘든 점이 많다”면서도 “한국서 만난 친정 엄마 덕분에 한국이 가깝게 느껴지고, 좋다”고 말한다. 다문화 가족들이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그들의 모국에 전해진다고 볼 때 이들 개개인은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