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족은 ‘한국의 홍보대사’
다문화 가족은 ‘한국의 홍보대사’
  • 임지원 기자
  • 승인 2010.12.1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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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 마포구 여성단체연합회장의 막내딸은 특별하다. 2008년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성 황경아(23세) 씨가 ‘정(情)’으로 맺은 그녀의 다섯 번째 딸이다. 지난 15일 오후 3시부터 마포구청 시청각실에서 열린 ‘행복나눔의 날’ 행사 현장은 이들을 포함한 40여명의 결혼이민여성들과 한국인 친정엄마들이 함께 가방 만들기에 한창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단일 민족’ ‘우리끼리’ 등 학연과 지연을 따지고, 소위 ‘줄’을 찾는 한국인들의 고질적인 성향이 ‘세계가 한 마을’이 되는 현 시대에 역행하는 부분”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하며, “변화에 적응, 수용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다문화 가족을 이룬 결혼이민여성들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촉매제 역할을 담당해 ‘상생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 포럼에서 발간한 <미리가본 2018년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사회는 인구의 10%(400만명)가 외국인으로 채워져 더 이상 ‘순수혈통’을 찾기 힘들어진다. 이는 ‘1.15명’이라는 한국 사회의 낮은 출산율과 결혼 이민자의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이들의 자녀 12만2000명이 한국에 살고 있다.

‘다문화’에 관심이 많은 전문가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이들의 유입을 반긴다. 농촌을 비롯 소위 3D업종에서 한국인을 대신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으며, 이들의 2세가 낮은 출산율을 완화시키는데 한 몫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지난 7월 발생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여성 탓타황옥 씨의 사망 사건은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고 있는 부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결혼이민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 다문화 사회를 조성하는 이들이 ‘한국’의 이미지를 만드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런 사건들은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

15일 만난 황경아 씨는 “한국에 정착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힘든 점이 많다”면서도 “한국서 만난 친정 엄마 덕분에 한국이 가깝게 느껴지고, 좋다”고 말한다. 다문화 가족들이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그들의 모국에 전해진다고 볼 때 이들 개개인은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