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안 먹히는 전세대책, 방안은?
약발 안 먹히는 전세대책, 방안은?
  • 시정일보
  • 승인 2011.01.2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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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치솟는 전·월세금 안정을 위해 긴급대책을 내놨지만 서민들의 전셋집 구하기 고통은 사그러 들지 않고 있다. 매물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서는 수백만원의 계약금을 맡겨 놓고 전셋집을 예약하는가 하면, 집값의 절반에 육박하는 대출을 낀 이른바 ‘악성전세’가도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가고 있다.
반면 전세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비어있던 새 아파트의 입주율이 높아지고 미분양주택도 팔리며 매매시장에 일부 숨통이 트이고 있다.

정부는 이달 올해 공공주택 13만 가구를 조기 입주시키고, 전세자금 대출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장 전셋집이 늘어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런 관계로 서민들의 전세난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엔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보니 부동산중개업소에 계약금 명목으로 200만~300만원을 미리 맡겨 놓고 쓸만한 전셋집이 나오면 중개업자가 대신 가계약을 해주는 방식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형 전세주택의 주 수요층이 서민이나 신혼부부여서 이들이 체감하는 전세난의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약자인 세입자들은 집주인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테면 계약기간이 6개월이나 남았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더 올려주든지 월세를 내든지 결정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반면 전세 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일부 세입자는 담보대출이 꽉 찬 주택까지 전세를 얻고 있다. 이런 경우 집주인이 대출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자칫 전세금을 날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전세금이 오르고 전세 수요가 늘면서 얼어붙었던 매매시장은 일부 해빙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세 수요자가 빈 아파트를 찾으면서 비어 있던 아파트 입주율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작년 7월 준공 후 5가구만 입주했던 인천 청라지구의 한 아파트는 최근 입주율이 70%를 넘었다. 그동안 잔금을 납부하면서 입주율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미분양이 많은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금 매매가의 70~80% 수준까지 뛰면서 값싼 미분양이파트를 매입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이토록 기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세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 최근 전세금 상승세는 당장 입주할 주택이 부족해 벌어지는 현상인 만큼 정부도 딱히 대응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세입자가 약자인 경우가 많다. 정부가 이들을 보호하는 방안을 좀 더 세밀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