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이 만들어낸 나사풀린 KTX 탈선사고
안전불감증이 만들어낸 나사풀린 KTX 탈선사고
  • 시정일보
  • 승인 2011.02.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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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역에서 발생한 KTX 탈선사고가 차량 결함이나 운행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선로 전환기 정비의 미세한 실수와 의사소통 부실에 따른 것으로 잠정 조사결과 밝혀져 안전불감증이 빚은 또 하나의 인재였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는 수리 담당 용역업체 직원들이 선로전환기 케이블을 교체하면서 지름 7㎜ 너트 하나를 제대로 조이지 않은 게 문제의 근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사고가 아닐 수 없다. 단순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소한 부주의와 방심이 얼마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열차에 탔던 승객들의 불안과 공포와 사고 여파로 KTX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겪은 이용객들의 혼란은 가히 재난에 가깝다 할 수 있다. 향후 당국의 조사가 면밀히 이루어지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열차 자체의 결함은 아닌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된다.
고속철은 원자력발전과 함께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이다. 천문학적 규모의 수출로 국부를 창출할 역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중차대한 미래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KTX는 시스템 안전이 최고의 생명이다. KTX의 안전성이 100% 확보돼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세계 고속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고속철의 안전 문제는 차체는 물론 신호체계를 비롯 레일과 전차선 등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

세계 네번째 순수 국내 제작기술을 뽐내며 현대 로템이 제작한 KTX 산천은 현재 19편성이 운용되고 있는 독자적 고속열차이지만 지금까지 제동장치의 오작동과 배터리 결함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달아일어났던 만큼 이번 기회에 차량 자체의 문제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고속철 건설 국가는 작은 사고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 차체·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수출의 관건이라는 사실을 명심해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브라질과 미국 등지에 한국형 고속철도 수출을 추진하는 등 고속철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노리는 상황에서 악재임에 틀림하다. 하지만 철저한 원인규명으로 정비 문제를 넘어 KTX 전반의 잠재된 결함을 적극 찾아내 보완하며 신뢰감을 쌓아간다면 이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고속철은 부품 하나의 작은 부주의에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 이번 사고를 단순 사고로 치부하지 말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 타산지석으로 삼아 철저한 정비와 예방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