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없는 시정질문
시장 없는 시정질문
  • 문명혜 기자
  • 승인 2011.05.0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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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혜 기자

 

오세훈 시장의 의회 불출석이 계속되면서 의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있었던 제230회 임시회 시정질문은 오세훈 시장의 의회 불출석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성토장이었다.

이날 시정질문은 모두 민주당 출신으로 김연선, 김기덕, 이상호 의원 등(질의 순) 3명이 나섰는데, 이구동성으로 시장을 상대로 질문을 준비했지만 ‘상대’가 없음에 분통을 터뜨렸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김연선 의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관련 자료를 파워포인트로 준비해 와 발표하면서 오 시장이 3중의 안전망을 치고 있음을 확인하려 했지만 상대가 없어 ‘헛수고’ 일 수 밖에 없음에 오 시장의 부재를 질타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김기덕 의원은 시정질문에 앞서 지난 229회 임시회때 시프트, 지하철 안전문제에 관한 질문을 준비했지만 시장이 불출석해 서면답변을 요구했는데 각 공사 사장 명의의 답변으로 회신된 것을 고지하며 이는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분개했다.

이날의 하일라이트는 장애인계 비례대표인 이상호 의원 질문 순서였는데 서울시의회 역사상 첫 궐석질문을 벌여 단연 눈길을 끌었다.

증액된 복지예산 집행을 관철시키기 위해 12일간 108배와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던 이 의원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빈 좌석을 가르키며 오 시장을 부른다음 불출석을 확인한 다음 지방자치 역사상 초유의 궐석질문을 오 시장 탓으로 돌렸다.

이날 회의의 분위기는 작년 12월 의회가 ‘기습적’으로 무상급식 조례를 통과시킨 이후 5개월동안이나 의회에 발길을 끊은 오 시장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고 집행부 수장이 찾지 않는 시정질문의 ‘허전함’마저 묻어났다.

오 시장의 불출석을 불러 일으킨 ‘무상급식’은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양대정당이 의견을 달리하는 커다란 이슈로, 서울시 울타리 안에서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집행부와 의회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무상급식’은 워낙 큰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첨예한 사안이어서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가 없는 한 오 시장의 의회 불출석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고 의회의 불만 역시 비등점을 향해 치달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