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성숙한 사회의 지름길
노블레스 오블리주, 성숙한 사회의 지름길
  • 시정일보
  • 승인 2011.06.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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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최근 청와대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용어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성탄절기 동안의 구세군 자선냄비 운동은 기독교에서 출발한 기부문화의 대표적인 예다.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기독교인으로서, 일생에 걸쳐 모은 재산을 헌납하며 “부자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가장 수치스런 일이다”라는 명언을 남겼고, ‘베풀고 지원하는 것은 부자들의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의무’라고 여겼다.

사회의 유력 인사가 기부문화의 활성화에 기여한 또 다른 예로, 빌게이츠는 자선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부인 멜린다와 세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400억 달러(약 50조원)의 재산을 기부했다.

세계2위 부자인 워렌 버핏이 빌 게이츠의 재단에 자산의 83%인 370억 달러를 기부한 사실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퀀텀펀드 회장인 조지소로스와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 등의 재단설립과 구제운동 역시 미국 사회의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있어 사회 고위층의 일조가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가를 보여준 좋은 사례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적 가치관이 낳은 지나친 가족주의에 의해 기부보다는 세습, 상속문화가 더 뿌리박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름다운 재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국민의 10명 중 6명이 기부경험이 있다고 답했지만, 1인 평균 기부액은 5만7000원, 자원봉사는 17%만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89%의 가정이 수입의 3%인 1620달러(약 202만원)를 기부했고, 국민의 44%가 주당 3.6시간씩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초보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회공직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모범을 보인 이명박 대통령의 기부 사례가 큰 주목을 받았다. 이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331억대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청계(淸溪)라는 이름의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청와대에서부터 실천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고위공직자들의 인선기준에 적용될 뿐 아니라 기업가들이 솔선하여 기부문화를 선도한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가치관으로 정착됨은 물론 대한민국을 성숙한 사회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현세대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우리 사회의 상생문화와 건강한 정신문화를 이끄는 주도적인 가치관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