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한국의 ‘집단적 매커니즘’
사람잡는 한국의 ‘집단적 매커니즘’
  • 백인숙 기자
  • 승인 2011.07.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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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얼마 전 해병대에서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났고 몇일 후 해병대 병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보도됐다. 사람들은 “귀신 잡는 해병대가 아니라 사람 잡는 해병대 아니냐”며 용맹의 상징인 해병대에서 젊은이들이 죽어나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어디 해병대뿐이겠는가. 유명인들처럼 즉각 보도돼지 않아서 그렇지 일반인들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렇게 자살을 선택하며 생을 마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희대 송재룡 교수는 “한국사회의 자살경향은 한국사회의 문화·정서적 구조차원의 ‘집합적 경향’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출세와 성공지향의 강력한 문화·정서적 경향’으로 결국 출세와 성공의 실현이 점점 어려워지는 사회환경과 가족적 유사상담 기제의 약화는 개인으로 하여금 자아홀로 판단과 선택을 강요하는 고통스런 현실에 서게 되고, 이것이 바로 자살상승의 구조적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시대의 사람들이 자아 홀로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과 이 세상에 나 혼자라는 생각에 자살충동을 느낀다는 것으로 홀로 내몰리지 않고 누군가 도움을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다면 현실은 달라진다는 얘기다.

노원구가 지난 5일 ‘생명존중문화조성 및 자살예방사업’을 내년부터 국가시범사업으로 지정해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요구했다. 노원구가 지난해부터 강력히 추진해 온 이번 사업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과 관련, 그 사업추진과정을 사례중심 매뉴얼로 제작, 전국 자치단체에 보급하자는 것이다. 또 자살위험 측정지표 개발을 통한 지역주민의 자살위험도 도출과 사전예방 등 객관적인 평가기준도 제시하자는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의 핵심은 급증하고 있는 자살은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국가차원에서 대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그 포인트가 있다.

바삐 돌아가는 생활속에서 현대인들은 힘들고 외로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때 나홀로 판단과 선택에 내몰리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고공행진 속의 자살률은 그 방향을 다시 돌려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