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프리덤, 2% 부족해
이태원 프리덤, 2% 부족해
  • 임지원 기자
  • 승인 2011.07.2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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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원 기자

[시정일보] 이태원(梨泰院). 조선시대 효종 때 배(梨)나무가 많아 이태원이라고 이름 붙여졌으며, 역사적으로도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한 왜군과 조선 여성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또 임오군란 진압을 위해 청나라 부대가 머물렀었고, 이후 일본군 조선사령부가 자리 잡았으며, 해방 후에는 미8군의 주둔과 함께 외국문화가 흘러들어온 관문으로 ‘한국 안의 이방인 동네’로 포지셔닝이 잘 돼 있다. ‘서울은 몰라도 이태원은 안다’고 할 만큼 외국인들에게는 익숙한 게 이태원 문화다.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은 이곳은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런 이태원에 용산구종합청사가 들어오고, 용산 미군기지 이전(2015년 예정)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기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룹 가수 UV는 ‘이태원 프리덤’을 외치며 신촌, 홍대, 강남과는 다른 이태원의 매력을 홍보했다. 그들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주말 이태원을 찾았다.

‘한국 안의 세계’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한 덕분에 이태원이 갖고 있는 이색적인 문화는 그것만으로도 상품가치가 크다. 해밀톤 호텔 뒤편으로 레스토랑과 카페가 즐비한 거리는 한국을 벗어나 외국 어딘가를 걷는 듯한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세계 각지의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감흥은 더해진다. 이슬람 국가들의 성지인 이슬람사원 또한 이태원의 성격을 돋보이게 했다.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떠오른 이태원에도 문제점은 있기 마련. 관광객 입장에서 ‘이태원 프리덤’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말한다면, 단연 교통체증과 주차공간 부족 등 교통인프라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일요일 오후 이태원 거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교통 정체다. ‘인기 있는 동네’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아쉬움이 많다.

주차문제도 심각하다. 용산구청 종합청사 내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지만 이 또한 사설 주차장만큼의 비싼 주차요금으로 망설여진다. 이태원 상가에서 물건을 구입, 쿠폰을 받아 제시하면 할인된다는 사실도 얼마나 알려져 있을까.

이태원은 지금 더 많은 관광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