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회의시간
길어진 회의시간
  • 시정일보
  • 승인 2004.11.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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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明惠 기자 / myong@sijung.co.kr


15일 서울시 정례간부회의가 길어진 회의시간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이날 회의는 원세훈 행정1부시장 주재로 진행됐고 각 구 부구청장들이 참석해 ‘승용차 요일제’ 확산, 강화계획과 추진상황을 보고하도록 정해져 있었다.
승용차 요일제의 서울시 주무부서인 행정국과 주택국에 이어 종로구부터 강동구까지 25개구가 2∼3분씩 릴레이 보고를 마치자 이날 회의시간은 평소 회의가 끝나는 9시15분경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승용차 요일제 보고탓에 뒤로 밀렸던 시·구 현안업무 보고가 이어졌고, 이날 회의의 마지막 순서인 정보화기획단의 ‘공간데이터웨어하우스 시스템’ 활용방안 프리젠테이션 차례가 이어지자, 원세훈 부시장이 버럭 화를 냈다. “승용차 요일제와 현안업무가 겹쳐진 오늘 같은 날 이런 식으로 다 집어 넣어 보고를 해야 되느냐”며 화를 낸 것이다.
지리정보담당관은 움찔하며 각구 부구청장들도 들어야 하는 내용이라고 답변한후 겨우 마이크를 잡아 보고를 했지만 ‘기가 꺽인’ 그의 음성은 떨리고 있었고 초스피드로 보고를 마치고 나니 회의시간은 평소의 두배로 늘어나 있었다.
원 부시장이 이날 화를 낸 것은 회의가 길어져서라기 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전공노 파업때문이다.
부하직원들의 파업열기와 정부의 파업참가자 전원해고 예고로 착잡해진 심경에 회의가 길어져 핑계김에 화를 내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회의는 길기도 했지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는데 시·구 간부들은 이심전심 사상 초유의 공무원 파업이 가져다 줄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는게 분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