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와 공무원들의 한숨
보궐선거와 공무원들의 한숨
  • 문명혜
  • 승인 2011.09.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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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明惠 기자/myong5114@sijung.co.kr

[시정일보]한달여 앞으로 다가 온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달아오르면서 서울시 공무원들의 긴장감도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공무원들의 관심은 말할 것도 없이 과연 누가 월계관을 쓸것인가 인데,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들의 면면을 살피며 유력후보들의 행보에 눈길을 주는 한편 여론의 동향에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중이다.

서울시 간부들은 오 시장의 사퇴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한 정무직들을 똑똑히 목격한 후여서 보궐선거는 강건너 일이 아님을 직감하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 시민사회단체쪽 후보가 당선되면 기존에 오세훈 라인에 적극 가담했던 고위 간부들의 용퇴가 불가피하고 한나라당과 보수단체쪽 후보가 당선되면 자리보전은 물론이고 ‘영전’까지 기대할 수 있으니 이번선거가 남의 일이 아닌 것이야 당연한 일이 된 것이다.

반면 그동안 ‘타의로’ 추운 곳을 전전하던 간부들은 공직의 마지막 부분을 화려하게 장식할 기대감을 갖고 선거정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정국을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시각은 기대와 우려로 나뉘는데, 한 공무원은 “오세훈 시장은 그나마 탕평인사를 해서 큰 불만이 없었는데 시장이 바뀌면 웬만한 요직들이 대부분 바뀔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동안 오 시장이 해왔던 시프트, 문화사업 등은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임이 분명한데도 정치적 이유로 올 스톱 될까봐 걱정된다”며 선거후폭풍을 우려했다.

그는 또 “이미 마음을 비운 간부들도 많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하면서 그동안의 4년 주기가 1년 반으로 줄어든 것에 대해 많은 공무원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또 다른 공무원은 “지난 1년을 지켜보니 집행부 수장과 시의회 집권세력의 당이 다르다보니 이념논쟁만 하다 세월을 다 보낸 것 같다”면서 “원만한 시정을 위해서라면 같은 당이 들어서는 게 좋을 것”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자치구 공무원들은 서울시 공무원들과는 성질이 다른 한숨을 내쉬고 있다. 서울시에 비해 인사태풍에선 자유롭지만 “일복 터졌다”고 불만을 쏟아낸다.

전혀 예기치 않던 선거를 금년 하반기에 두 번이나 치뤄야 하는 것이 못마땅하고 내년 총선, 대선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선거 일정표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 뿜는다.

이렇듯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는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여러모로 한숨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