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매남 교수의 심리치료실 /지나친 거짓말, 그것도 병이다
손매남 교수의 심리치료실 /지나친 거짓말, 그것도 병이다
  • 시정일보
  • 승인 2011.10.1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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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정부가 황우석 박사의 인간체세포 배아 복제 연구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 자문 기구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의하면 위원 대부분이 그가 비윤리적 비양심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이다. 거짓말이 없어야 할 곳이 특히 과학분야인데, 놀랍게도 과학적 속임수는 어제나 오늘이나 여전하다. 근대 과학분야의 위인인 물리학자 뉴턴, 유전학의 대부인 그레고리 멘델이 진행한 실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들 역시 그들의 이론을 공표하기 위해 데이터를 날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챨스 다윈은 자신보다 앞선 다른 과학자의 연구물에서 상당량의 자료를 빌려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빌려온 것에 대한 권리를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토록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은 불변의 철학처럼 됐고, 그래서 거짓말과 자기기만은 우리 삶속에 깊이 만연돼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90%가 자신이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을 구할 때 3명중 1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한다. 직업 가운데 정치인은 진실을 말하기가 가장 어렵고 진실에 있어 악명높은 사람들이라하며, 의사들도 환자에게 87%가 거짓말을 한다는 보고가 있고, 성격및 사회심리학 회지에 수록된 논문의 47.2%가 모든 거짓말이었다는 보고도 있다. 이처럼 거짓말은 우리 삶의 각 영역속에 깊숙이 숨겨져 있는데 그러면 거짓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첫번째 나도 모르게 거짓말하는 ‘작화증’이 있다. 이는 자아 비판능력이 없어서 말을 가짜로 꾸미는 현상이다. 작화증은 신경학적 장애인데 비타민B1(티아민)부족으로 생기는 증상이며 기억과 눈의 동작을 담당하는 중뇌 구조에 장애가 있을 때 나타난다. 이들은 질문을 받으면 생각없이 대답해 버리며 그 반응은 터무니 없을때가 많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대답이 이상하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작화증은 기억의 결함과 전두엽의 기능장애로 인해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전두엽은 과거의 경험과 최근의 환경적 단서를 통합하여 기억하게 되는데 여기에 이상이 있으면 충돌적으로 말을 하거나 아무렇지도 않는 내용을 감정적으로 언급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병적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을 심하게 하는 병인데 공상허인증이 여기에 속한다.
이는 병적 거짓말의 극적인 형태로서 진실과 허구를 뒤섞여 과대하게 부풀러 이야기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건과 진술의 불일치로 탄로나게 된다. 이는 신경상의 문제 때문에 생길수 도 있다.

세 번째는 인격에도 거짓이 있다. 이를 가리켜 ‘인격장애’라 부른다. 그 중에서도 거짓말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반사회성,연기성,자기애성,경계성인격장애 등이 있다.

거짓말은 인간세계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생존을 위해 늘 잠재돼 있다. 전두엽의 손상이나 뇌의 다양한 영역의 기능적 단절도 거짓말이나 자기기만을 일으킬 수도 있다.

거짓말이 드러났을때 모든 관계가 파괴된다. 그렇기 때문에 선의든 거짓이든 습관처럼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거짓말은 교정돼야 하며 이 세대에 거짓을 치유하기 위한 진실과 사랑,용서가 필요할 때이다.



손매남
경기대 상담심리치료전문연구원 /
주임교수
한국상담개발원 / 원장
www.Kcd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