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매남 교수의 심리치료실 /도박중독,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손매남 교수의 심리치료실 /도박중독,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 시정일보
  • 승인 2011.11.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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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박이 다시금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모 유명 연예인이 인터넷 도박으로 구속되었는가 하면, 스포츠선수들의 도박파문으로 우리 사회가 시끄럽다. 우리나라는 도박하기 쉬운 사회적 환경을 지니고 있다.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바다이야기”와 같은 성인오락실이 주택가, 농촌 등에 무차별적으로 파고들어 전국에 1만 5000여 개 정도가 운영되어 연간 42조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며 성행했던 것이 바로 어제의 일이다. 또 국가공인의 경마, 경륜, 카지노, 복권, 소싸움 등 합법적인 사행산업으로부터 스크린경마, 인터넷 도박 등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와 수가 광범위하다. 성인오락실이 경찰의 일제 검거 이후에도 여전히 심심치 않게 뉴스에 등장하는 등 도박이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것을 봐도 우리나라는 도박왕국의 면모를 자랑한다.

인간은 여러 가지 욕구를 가지고 살아가는데, 스트레스가 심하여 욕구가 좌절될 때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쾌락을 추구하는 욕구 에너지가 특정 대상이나 행위, 혹은 사람에게 집착되어 잘못된 방법으로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 따라서 욕구 좌절로 인한 정서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대상을 찾게 되고, 그로 인해 사이버중독, 마약중독, 일중독,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등 갖가지 중독에 이르게 된다. 우리나라의 중독자는 도박중독자가 320만 명, 알코올 중독자가 330만 명, 소비중독자가 190만 명에 이른다는 통계결과가 있다. 그 중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에는 2001년 106건의 도박중독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상담건수가 2098건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가족이 카지노 출입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사례도 2002년 506명에서 2005년 1428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도박중독의 의학적 진단명은 병적도박이라고 부른다. 병적도박은 도박을 하고 싶은 충동을 통제할 수 없는 심리적 장애로, 도박에 의존하게 되는 지속적이고 점진적인 행동의 장애이다. 도박행동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수준을 증가시켜 쾌락을 경험하게 되고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뇌파(EEG)의 결함이 생겨 억제력이 상실됨으로 병적 도박은 생리적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도박중독자들은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도박을 못하면 금단증상을 보인다. 최근에는 게임장에서 재산을 탕진한 가장이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 결국 도박을 끊지 못해 자살에 이르기도 했다.

또 병적 도박은 여러 정신 병리를 야기한다. 병적도박환자의 70%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하고, 50%이상이 자살기도를 하거나 20%가 실제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그리고 불면증, 두통, 고혈압, 위장장애 등 신체적 질환도 갖게 된다. 가정이 파괴되고 범죄, 사기, 폭력, 절도, 횡령, 매춘, 직장해고 등 병적 도박이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물적 손실 또한 크다.

중독의 치료제는 사랑이다. 욕구에 대한 집착은 중독으로 이어지는 기초과정인데, 이는 인간 자유의지의 분명한 적이다. 자유의지의 상실과 그에 따른 병적중독이 삶을 파괴하여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인도함은 자명한 일이다. 중독은 이웃과 자신을 향한 사랑을 파괴하고, 우리 안에 또 다른 신적 환상을 만들어 욕구를 푸는 행위나 다름없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을 다하여, 목숨을 다하여, 힘을 다하여, 뜻을 다하여 자신과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관계를 회복할 때 중독의 덫에서 해방되는 자유함을 얻게 된다.

손매남
경기대 상담심리치료전문연구원 /
주임교수
한국상담개발원 / 원장
www.Kcd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