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 지하철’ 지하역사 녹화 선택 아닌 필수
‘시민의 발 지하철’ 지하역사 녹화 선택 아닌 필수
  • 시정일보
  • 승인 2011.11.1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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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I정책리포트/ 지속가능한 지하녹색공간 활성화 방안


-서울메트로 하루 평균 404만명 이용 …분진제거 등 건강환경 시민수요 증가
-관련법제 정비-관리조직 체계화 필요 …지하철역 특성고려, 저관리형 녹화로

지하공간의 증가로 지하공간으로의 인구유입 및 지하체류시간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쾌적하고 생기 있는 지하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수요 증가에 따라 환경부는 ‘지하공간 생태경관지침’을 만들어 지하공간 녹화를 장려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신규로 조성되는 지하철 역사에 녹지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지하녹색공간의 조성 및 관리를 위한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적 뒷받침 부족으로 아직까지 지하녹색공간사업은 소극적인 형태에 머무르고 있다.

Ⅰ. 지하역사공간의 증가

지하공간은 1974년부터 2010년까지 총 253만4226㎡의 지하철 역사가 조성됐으며, 그 가운데 2기(1992년~2000년)에 조성된 역사가 가장 많고, 역사의 평균 면적은 가장 최근에 조성된 3기(2005년~2010년)가 가장 넓다. 노선별로 살펴보면 가장 최근에 조성된 9호선이 평균면적 1만450㎡로 가장 넓다. 앞으로 9호선은 2016년까지 13개 역사가 새로 조성될 예정이다.
2010년 서울시메트로 이용객은 하루 평균 404만명으로 연간 이용객수는 서울시민의 140배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간당 최대 이용객수는 강남역이 3만7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구로디지털단지역, 삼성역, 역삼역 순이었다.
이렇듯 지하공간의 새로운 역사 조성, 인구유입 및 체류시간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시설중심의 면적인 확보에 치중하는 기존의 지하공간개발에서, 쾌적하고 생기 있는 지하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또 실내 녹색공간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 실내공간에 식물이 없을 때보다 실내식물이 있을 때, ‘밝은’, ‘편안한’, ‘넓은’, ‘친근한’, ‘따뜻한’느낌을 받는다고 응답했고 지하철 이용객의 70%이상이 지하공간에 식물도입을 통한 환경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지하녹색공간의 시각적 질은 기분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심리적인 건강 향상 효과를 유발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또 식물을 실내공간의 20%정도 배치하면, 초기 분진 제거량은 식물을 10%둔 경우보다 약 3배 정도나 많고, 전체적으로도 분진이 빠르게 감소하는 등 가장 체감도가 높은 부유분진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하녹색공간은 특정 휘발성 유기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이 식물종에 따라 다양하므로 공기질 상황에 따라 적절한 수종을 선정해 효과를 제고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최근 3호선 가락시장역 환승통로에 인공조명을 이용해 세브리지, 싱고니움, 아이비, 켄차야자, 쉐프렐라 홍콩, 고무나무등 다양한 식물을 식재했고 9호선 노들역 및 흑석역에는 상부 천창을 설치해 자연광 유입과 환기가 가능하도록 하고, 전기와 배수설비를 갖춘 식물생육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렇게 지하녹색공간에 대한 관심 증가로 녹색공간을 조성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일부 역사에 한정되어 있고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환경부의 ‘지하공간 생태경관지침’에서 설치 시 주의사항과 설치 예, 유지 관리방법을 제안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다. 또 <서울시 도시녹화 등에 관한 조례>에서는 지하철 역사의 지상부 녹화에 대한 내용에만 국한돼 있다.
또 식물의 적정광원을 고려하지 않고 간이로 조성돼 필요광원보다 부족하거나, 비용절감 등의 이유로 설치된 보조광원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겨울철의 경우는 실내난방을 실시하고 있으나 바닥과 천정의 온도 격차가 크고, 야간에는 난방이 지속되지 않아 냉해가 발생되고 있다.
또한 흑석역과 노들역의 경우, 일정기간 동안 시공업체에서 관리하고 있으나 배수불량 등의 돌발 상황에 대비한 상시 상주인원이 없고 향후 관리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며, 가락시장의 경우 시공업체의 관리 및 보수작업 조차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별도의 추가 관리 인력도 없는 상태다.

지하철역사의 생태공간

Ⅱ. 지하녹색공간 활성화 방안

지하녹색공간 활성화를 위해선 환경에 적합한 저관리형 모델을 장려해 유지·관리비용을 최소화해야한다. 기존에 조성된 지하녹색공간의 경우 지하공간의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식생으로 추가적인 유지·관리 비용이 증가했다. 따라서 조성단계에서 실내식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지하공간의 온습도 및 조도에 적합한 식생을 선정하고, 자동관수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 유지·관리가 용이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자동관수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수시 점검을 위한 교육받은 관리자가 필요하며 자원봉사활동과 연계·관리해야 한다.
주요 추진전략으로 첫째는 지하역사의 유형화를 실시해야 한다. 서울의 283개 지하 역사를 대상으로 역사형태, 면적, 혼잡도를 고려, 일부 자연채광이 가능한 유형, 혼잡도가 높고 잠재녹지공간이 적은 유형, 녹지조성가능공간이 보통인 유형, 혼잡도가 낮고 잠재녹지공간이 큰 유형 등으로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녹화기법, 환경내성, 관리성, 경관성을 고려해 유형별 지하녹색공간을 조성한다.
둘째는, 지하공간 유형별 다양한 적용가능기법을 검토해야 한다. 공간의 유형과 성격에 따라 녹화 휴게공간, 기둥녹화, 모퉁이녹화 등의 다양한 형태를 적용하고 녹화유형별 대표 지하철 역사를 대상으로 조성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
셋째는, 환경생태적인 측면에서 지하녹색공간 조성 및 관리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서울시 도시녹화 등에 관한 조례> <서울시 자연환경본전조례> 개정을 통해 지하녹색공간 조성을 위한 근거를 마련해야한다. 중점녹화지구 대상지에 ‘환경개선이 요구되는 지하공간’을 추가해 지하공간을 대상으로 녹화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서울시 도시녹화 등에 관한 조례> 제5조 개정)해야 하고, 역사 진출입구 및 주변공지에 한정돼 있는 녹화를 ‘역사 내부 동선에 방해되지 않는 공간’을 포함(제8조 관련 공공공익시설의 녹화기준 및 녹화계획 개정)해야 한다. 또 생태도시의 조성과 관련해 환경 친화적으로 우수한 주거단지·건축물 등을 시범적으로 선정하고 이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규정을 지하공간까지 확대 적용(<서울시 자연환경보전조례> 제34조 개정)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관련법제 정비를 토대로 서울시 지하경관 특성에 적합한 ‘서울시 지하녹색공간 조성·관리 가이드라인’이나 ‘서울시 지하경관지침’ 등을 마련해 체계적인 조성 및 관리가 필요하다.
넷째는 지하녹색공간의 확대 조성과 지속적 유지·관리를 위한 관리조직의 체계화다. 현재 신규 조성 역사의 녹색공간 도입은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푸른도시국 조경과’를 지하공간녹화와 관련된 지원 및 감시기관으로 지정해야한다.
또 저관리형 녹색공간 조성 및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을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권역별 혹은 노선별로 사회적 기업형태의 통합관리 위탁기관을 선정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시민과 시민단체를 통합 관리업체의 업무와 연계해 유지관리활동에 참여시키고 위탁업체는 가급적 사회적 기업을 선정한다.
-송인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하녹색공간 조성사례          

휴식과 생태경관시설 조성
도시농업으로서 식물공장

싱가포르 창이 공항
최근 지하공간 녹화사업은 지하정원, 벽면·기둥 녹화, 식물농장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일본의 오사카 가든시티는 지하관장에 천공부를 두고 보행자들이 지하에서도 녹지를 접하도록 지하에 녹색의 캐스케이드를 조성했다. 오사카 가든시티는 연장 600미터, 최대폭원 10미터의 산책로를 조성해, 녹음이 풍부한 가로공원으로 지구 전체를 연결했다.
프랑스 파리 리옹역은 파리 시내를 연결하는 메트로 1호선과 14호선, 외곽을 연결하는 RER라인이 지나는 규모가 큰 환승터미널로서 14호선의 승강장에 열대식물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식물로 정원을 조성했다.
또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제3터미널에는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을 연상시키는 벽면녹화를 조성해 탑승구역과 통제구역을 구분했다. 보안용 유리 스크린으로 출입국 구역을 수직 녹화했다.
호주 멜버른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역은 벽면에 그림이 아닌 식물액자가 있다. 이곳은 각종 공공 디자인 이니셔티브와 예술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비영리단체와 함께 지하철 승강장과 연결통로를 대상으로 예술가들의 공공디자인 작품을 전시한다. 정원설계사인 매트 쇼(Matt Show)가 2009년 지하정원 설치작업의 일환으로 액자박스 정원을 벽면에 설치했다.
도시농업모델로서 식물공장을 한 사례도 있다. 일본 도쿄 파소나그룹은 2005년 오테마치 본사 지하에 벼,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식물공장을 설치했으며, 2010년에는 신사옥에 오피스 농장개념을 도입했다. 1층에는 벼, 꽃, 야채, 2층에는 식물농장, 3층에는 토마토와 그 외 다른 층의 발코니, 카페테리아 등에서 다양한 야채와 식물들을 재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