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베이비부머 '취업경쟁' 2차전
700만 베이비부머 '취업경쟁' 2차전
  • 임지원
  • 승인 2011.12.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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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임지원 기자]준비되지 않은 노년은 두렵기 마련.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5.1%로 이는 OECD 국가의 평균치인 13.3%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총체적 경제난국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 자녀’들은 물론 은퇴연령이 낮아지면서 은퇴가 본격화된 700만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은퇴를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실버푸어’의 증가는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 5일 용산구청에서 진행된 ‘실버고용 촉진을 위한 활성화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황진수 전 한성대학교 사회과학 대학원장은 “우리나라의 노인은 빈곤하다. 노인 독신가구의 경우 월 평균소득 20만원 미만의 가구가 45.2%에 이르며, 노인부부의 경우도 60만원 미만 소득가구가 71%에 달한다”고 지적한바 있다.

게다가 한국사회는 이들의 소득유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미덥지 않은 실정이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기초노령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의 혜택을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201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2000년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선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로 진입한데 이어 2020년에는 15.1%를 넘는 고령사회(Aged Society), 2050년 38.2%의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복지혜택을 확대하기는커녕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노인 고용창출’이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트렌드가 이들 실버푸어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 것.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노인의 사회참여와 근로소득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과 사회적 부양부담을 경감한다’는 이유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노인 일자리 창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일자리 수 확대뿐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취ㆍ창업 교육 등 대책 마련에 동참한 것.

현실적인 대안이겠지만 괜스레 서글퍼진다. ‘열심히 일한 당신, 다시 일터’로 돌아온 셈. 경쟁 끝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해도 또 다시 경쟁 상황 속에 놓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투정을 부려보자면 일자리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고령화사회가 갖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 일자리와 함께 사회보장제도의 강화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