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눈물
노인의 눈물
  • 백인숙
  • 승인 2012.03.0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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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숙 기자/beakihnsuk@sijung.co.kr


[시정일보]2월을 보내는 마지막 날,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노인학대 없는 사회를 위한 의료인의 역할’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경만호 대한의협 회장은 노인학대 발생 배경에 대해 “노인학대에 대한 사회인식도 부족하고 신고율도 현저히 낮은 상태에서 이와 관련한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가뜩이나 각종 지병 등 신체적으로 취약한 노인들이 학대까지 받게 되면 자칫 심각한 의료적 문제로 커질 수 있기에 우리 의사들이 관심을 갖고 노인학대에 대한 의료적 대처에 적극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2시간이 넘게 진행된 이날 발표에서 주된 내용은 학교폭력 못지않게 노인들에 대한 다양한 학대와 폭력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것이었고, 노인학대를 제일 먼저 발견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인 의료인들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충격적인 내용은 임춘식 교수가 발표한 노인학대 실태 중 시설에서보다 가정내(85.6%)에서 학대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또 가해자가 남이 아닌 아들과 딸 등 자녀가 61.1%로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또 이중 아들이 그 주범으로 48.4%를 차지하고 있다는 부분에서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어쩔 수 없이 노인이 된다는 생각에, 남의 일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착잡해 했다. 한 어르신은 혀를 끌끌 차며 긴 한숨을 토해내기도 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늙어가는 대한민국’이 돼 가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들의 보건, 의료 등 복지에 관한 문제는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또 경제적으로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는 계층은 크게 문제될 게 없겠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의 노년은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자녀와 가족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노인들을 위해 우리사회는 다함께 고민하고 그들을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자원이 연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심신이 쇠약해지고 젊은 시절 가정과 나라를 위해 땀 흘려 일하느라 경제적으로 노후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대다수 우리 노인들의 눈물을 우리의 자화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