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거버넌스 구축ㆍ공연장 특성화 전략 필요
문화거버넌스 구축ㆍ공연장 특성화 전략 필요
  • 시정일보
  • 승인 2012.04.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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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I정책리포트/ 서울시 공공 공연장 활성화 전략

 

서울시 공공 공연장 인구 1천명당 객석수



운영주체 제각각ㆍ전문인력 부재 편차 심각
대부분이 ‘다목적’ 공연장르 차별화 불가능


공동기획·마케팅 등 공공 공연장 협력 강화
공연장 건립 전 운영계획 수립 특성화 전략

[시정일보]1990년대 중반 이후 지방자치제 실시, 서울시민의 문화수준 향상, 지역문화와 문화복지 강조 등으로 문화기반시설이 급속히 확충됐다. 특히 서울시의 문화기반시설 확충을 이끈 것은 공공 공연장으로, 2000년 이후에 공공 공연장의 70% 이상이 건립됐다. 그러나 시설건립에 치우친 공연장 정책으로 공공 공연장의 비효율적 운영과 지역간 편차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공공 공연장이 지역문화 형성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공동전략 수립과 관련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Ⅰ. 서울시 공공 공연장 운영 실태와 한계

서울시 공공 공연장의 인구 1000명당 객석수는 4.1석이며 중구 44.1석, 종로구 42.1석, 서초구 17.8석, 용산구 7.5석, 영등포구 5.0석 순이다. 그 외의 모든 구는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인구 1000명당 객석수가 특히 많은 중구, 종로구, 서초구에는 세종문화회관, 국립중앙극장, 예술의전당, 국립국악원 등 대형공연장이 입지하고 있는 반면, 공연장이 없는 자치구도 존재했다.
서울시에는 ‘1자치구 1문예회관 설립’ 이외에는 공공 공연장 확충과 관련된 기준이 없으며, 문화시설의 건립과 운영의 책임과 의무는 각 지자체에 있으므로, 공연장 설립과 운영을 서울시에서 유도하거나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민의 문화환경만족도는 2006년 19.8%에서 2010년 41.9%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문화예술인프라에 대한 점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공연장 방문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서울시의 문화적 환경에 대해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시립 공연장의 공연, 교육프로그램, 시설환경 만족도 평균은 5.02점인데 비해 구립 공연장은 4.85점을 받아 시립 공연장에 비해 구립공연장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자치구의 문화환경과 문화복지 충분성도 4.03점으로 서울시 4.34점보다 낮게 평가됐다.

서울시 구립 공연장의 총이용자수 평균은 19만4112명, 연간운영비 평균은 26억8814만원으로, 총이용자수는 1만2519명부터 97만8770명(78배)까지, 연간운영비는 3억7196억부터 106억1453만원(29배)까지 편차가 나타났다. 또 서울시 자치구별 문화예술시설 이용률(2010년)은 5.5%부터 21.8%까지 편차가 극심했다(문화체육관광부, 2010 전국문화기반시설총람).

시립공연장의 경우 공연장 운영 전문법인인 세종문화회관을 설립해 세종문화회관 및 3개 시설의 운영을 담당했다. 그 외에 서울산업통상진흥원과 서울여성가족재단이 각 재단의 운영목표에 특화된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시립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 교육 목적으로 특화됐다.

구립 공연장의 경우 36개소 중 53%에 달하는 19개소가 도시·시설관리공단에 위탁·운영됐으며, 이 경우 시설관리 및 수익성의 측면이 강조되기 때문에 공연장의 공공성이나 지역문화창출 등을 성과로 반영하기 어려웠다. 자치구가 직영하는 경우 자치구별 여건에 따라 조직의 규모가 달랐으며, 담당 공무원의 인사이동 등으로 공연장 운영의 전문성 확보에 한계를 보였다. 또 자치구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경우 문화사업팀, 예술문화팀 등 업무분담이 구체적이었고, 공연장 운영과 지역문화예술활동 진흥사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구립 공연장은 기획형 공연장 부족으로 프로그램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립 공연장의 경우 관리공단 운영의 74%가 대관형으로 운영돼 문화재단 37%, 직영 57%에 비해 압도적으로 대관(貸館)형 비중이 높았다. 공연장르가 특화된 공연장은 광화문아트홀(전통연희), 충무아트홀(뮤지컬), 강동어린이회관(어린이), 도곡2문화센터(연극) 정도였다.

시립 공연장의 경우 전문 인력만도 60명에 달하는 세종문화회관이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반면 구립 공연장의 경우 무대인력 58%, 기획인력 47%, 교육인력 50% 정도의 확보율을 보였다. 또 분야별 전문인력을 모두 갖춘 곳은 17%에 불과했다.

공연장은 장르에 따라 무대구조와 시설, 규모 등이 매우 상이해 민간 공연장의 경우 55.5%가 특정 장르를 위한 전문 공연장으로 설계된 반면 공공(시립·구립) 공연장은 13.7%만이 전문 공연장으로 설계됐다. 특히 구립 공연장은 2개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목적 극장으로 설계됐다.

공연장 시설건립 이전에 운영계획 수립을 강제하는 법적 규정이 없어, 개관 직후 구조변경 공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빈번했으며, 다목적홀의 부적절성 때문에 ‘무목적홀’ 또는 ‘타(他)목적홀’이라는 비판도 대두됐다.
서울시 공공 공연장의 82%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공연장의 특성과 연계되지 못한 경우가 다수였다. 68%는 일반 문화소양교육으로 구민회관이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과 구별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특히 공단위탁 운영 공연장의 80%가 일반 문화소양교육을 운영했다. 또 36%에 해당하는 16개소 공연장만이 전문예술단체의 창작활동 거점으로 활용됐다.

Ⅱ. 서울시 공공 공연장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

공공 공연장은 시설건립 위주의 문화정책으로 급속히 증가했으나 공공 공연장 운영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자치구 공연장의 프로그램 간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운영주체의 다양성으로 편차가 심했다.

이에 따라 △공공 공연장의 문화거버넌스와 공동전략 추진 △공공 공연장 특성화 전략 △공공 공연장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제도 정비 등 개별 공연자의 관점에서 벗어나 공동기획과 마케팅 등 공동의 전략적 대응모색이 필요하다.

우선 공공 공연장의 문화거버넌스 구축과 공동전략 추진을 위해서는 서울시 공공 공연장 간의 양적, 질적 인프라를 공유하고 공동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네트워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또 서울시 공공 공연장 극장장의 정례미팅을 통해 공동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관객DB 통합구축 및 관리가 필요하다. 공연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회원관리시스템이 필수적인 만큼 서울시 차원에서 공공 공연장 회원관리시스템 구축과 관리가 필요하다. 또 민간의 공연티켓판매사이트와 협약을 맺어 공공 공연장 정보제공과 예약서비스를 일괄 수행하도록 하고, 서울시에서는 관객DB를 입수해 분석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고려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공공 공연장 특성화 전략’을 위해 공연장 특성화 지원사업 추진과 상주단체지원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약 86%의 공공 공연장이 다목적 공연장으로 운영 중이고, 무대 형태나 규모도 유사한 경우가 많아 프로그램의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서울시가 실시하는 자치구 문화분야 인센티브사업의 평가항목에 공연장 특성화 사업계획을 반영, 공연장 특성화 계획을 수립한 자치구에 인센티브(운영비·구조개선비 지원, 가산점) 부여가 필요하다. 또 상주단체지원제도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 4년 정도는 공연장과 상주단체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상주단체 선정과 평가의 객관성 및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공공 공연장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제도 정비를 위해 공연장 건립 이전에 운영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서울시 공공 공연장 확충·관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구체적 운영계획 없이 공연장을 설립하면 이후 구조변경 등으로 추가적 예산이 낭비되는 만큼 공공 공연장 운영조례 또는 위원회를 설치해 공연장 건립·리모델링 이전에 운영계획 수립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또 서울시 공연장의 현황과 여건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관객의 수요와 범위를 고려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공연장 확충과 관리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백선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공공 공연장의 확충과 시민의 요구

시민들 집근처 소규모 공연장 원해
생활밀착형 ‘구립공연장’ 역할 강조


2011년 현재 서울시에는 공공 공연장 81개소, 민간 공연장 144개소 등 총 225개소의 등록 공연장이 소재하고 있어 2000년에 비해 1.3배 증가했다. 공공 공연장은 300석~1000석 미만의 일반공연장을 중심으로, 민간 공연장은 300석 미만의 소공연장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서울시 공공(시립·구립) 공연장의 70% 이상이 2000년 이후 개관했으며, 특히 구립 공연장의 경우 2000년 11개소에서 2011년 36개소로 3.3배 증가하여, 시설수와 규모 면에서도 서울시 문화기반시설 확충을 선도했다.
서울지역 공연건수는 2008년 3173편에서 2010년 4886편으로 54% 증가한 반면, 서울시민의 예술관람률은 2007년 17% 이후 계속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이는 콘서트와 뮤지컬 중심의 대형공연장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공연 공급주체와 소비의 양극화가 발생(예술경영지원센터, 2011 하반기 공연예술경기동향조사보고서)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자치구의 공연예술예산은 1403억원으로 중앙정부의 1477억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공연예술예산 비중에서 시설건립예산이 571억원으로 40.7%를 차지해 전국 지차체 평균이나 중앙정부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중앙정부의 경우 시설운영에 54.2%, 공연단체 운영에 23.1%를 배정해 시설건립보다는 운영에 초점을 두고 있어 대조적이었다.

서울시민들의 생활밀착형 공연장에 대한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현대 공공 공연장은 다각적이고 능동적인 역할 수행이 필요하게 됐다. 공공 공연장의 전통적 기능은 공연예술의 창착과 유통센터로 변모하고, 문화민주주의의 확대로 지역문화 창조의 거점공간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됐다.

서울시민의 36.5%가 거주지 근처에 소규모의 공연예술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서울시보다 자치구 차원에서 문화환경과 문화복지를 밀접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구립 공연장의 중요성이 더욱 큰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