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나라사랑
한국인의 나라사랑
  • 시정일보
  • 승인 2004.12.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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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설봉
대한민국의 원대한 포부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만방에 펼쳐져 있다. 특히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동포들의 생활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본지는 국제자매결연지인 중국 장춘시 ‘길림신문사’가 공모한 ‘조선족 생활수기’중 우수작을 발췌하여 연재한다.


제2회 고 설 봉 씨


경기도 일산 신도개발현장 뉴삼익건설회사에서 일할 때이다.
한팀에서 일하는 김씨아저씨는 술이 한잔 되면 무엇이든 한국이 세계에서 제1위라고 자랑이다. 지어 장판우에 놓여있는 죽염치약을 들고도 “우리 나라 이 치약도 최고라네”하였고 자랑하다못해 마지막에는 텔레비에서 방송되고 있는 교통사고 뉴스를 보고 무릎을 탁 치더니 “옳지, 저 교통사고도 우리 나라가 세계 제1위라네.”라고 기껍게 이야기했다.
김씨아저씨의 말씀에는 흥미있는 내용이 많았다. 물론 교통사고가 세계 제1위이면 무엇이 좋겠냐만은 이속에는 한국 국민들의 애국심, 자기 나라가 무엇에나 세계를 압도할 것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있는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한국인들은 반장이 감독하든 안하든 모두가 열심히 일했다. 제집일이면 어찌 그렇게 열심하랴? 자기가 쓰던 연장을 가지러 갈 때에도 걸어가지 않고 뛰여가군 했다.
“열심히 일하세요!” “열심히 사세요.”
이런 말들은 한국인들의 입버릇처럼 되어있다.
돈의 깨끗함과 파손정도를 보면 그 나라 국민들의 문명정도를 엿볼수 있다고 한다. 우리 중국 사람들은 돈을 아무렇게나 구겨서 호주머니에 쑤셔넣지만 한국인들은 아무리 바빠도 돈을 차곡차곡 돈지갑에 넣고 다닌다.
나와 함께 일하던 김씨아저씨는 담배를 사고 남은 거스름돈도 구겨질세라 쪽쪽 펴서 돈지갑에 착 담아둔다. 그것을 보고 나도 곁따라 몇푼 안되는 돈이지만 돈지갑에 착착 넣고 다녔고 지금 귀국해서도 인민페를 곱게 돈지갑에 넣고 다닌다.
한번은 경기도 송탄시에 사는 큰아버님댁의 형님을 따라 동산놀이터로 놀러갔다. 돌아보다가 목이 컬컬하니 형님을 따라 산넘어 바위틈 사이에서 솟아나는 샘터로 갔다. 바위돌우에는 여러가지 색깔의 바가지가 곱도록이 엎어져 있었는데 공중바가지가 그렇듯 깨끗하고 정갈할 수가 없었다. 그 바가지들을 들고 졸졸 흐르는 샘물을 받아마시니 골수까지 시원해났다.
형님과 함께 한담을 하며 산을 내리는데 놀이터에서 놀던 국민학생들, 고등학생들, 어른이든 젊은이든 모두 자기가 놀던 자리의 땅바닥을 살피는것이였다. 여겨보니 땅바닥에 널린 휴지쪼각이며 포장지, 신문지들을 빠뜨릴세라 비닐주머니에 담아들고 산을 내렸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병으로 나는 피로도 풀겸 서울대공원에 갔다 오후 정각 5시30분 서울대공원 상공에 대한민국의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존하세!
인산인해를 이루며 오가던 사람들이 애국가 음악소리에 한사람처럼 제자리에 못박힌 듯 차렷자세로 섰다. 나도 엉겁결에 음료수컵을 버리고 차렷자세로 일어섰다.
음악이 끝나자 사람들은 제궤도로 돌아갔다. 내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야ㅡ!”하는 찬탄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고국의 발전, 한강의 기적은 바로 이같은 전체 국민의 나라사랑에 안받침된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