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소통이 대세…톡! 톡! 톡! 말 거는 구청장
민선5기 소통이 대세…톡! 톡! 톡! 말 거는 구청장
  • 이상민
  • 승인 2012.05.17 15:27
  • 댓글 0

창간 24주년 기획시리즈2 <자치단체 변화의 바람> ① 구청장들의 소통법

2012년 5월. 민선5기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 25개 자치구 단체장들은 나름의 공약사업 추진에 매진해왔다. 각기 다른 공약을 내건 이들이지만 민선5기 구청장들의 공통관심사는 ‘소통’에 있다. ‘구민과의 소통’ ‘직원과의 소통’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것. 소통을 통해 주민들과 지역현안 사항을 공유하고, 정책 수행 시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행정신뢰도를 높여왔다. 또 ‘직원들과의 생생토크방’ ‘오후의 번개팅’ 등 직원들과의 소통으로 변화하는 공직사회의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 이에 본지는 서울시 각 자치구 구청장들의 지난 2년간 행보를 따라 이들의 소통방식에 대해 알아봤다.


주민과 데이트ㆍ트위터 반상회
온ㆍ오프라인 소통채널 풀가동

 

 

현장의 소리 ‘맞춤복지 구현’ 자양분으로

민선5기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소통’이다. 각 자치단체장들은 구민과의 소통을 통해 현재 각 자치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를 통해 지역발전 및 구민복지 향상에 주력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구민이 주인 되는 행정구현’을 위해 매일 2시간씩 ‘열린 구청장실’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는 매일 새벽 북한산ㆍ우이천 등 주민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라도 찾아가 주민들과 의견을 나눴다. 특히 학교 관계자 및 학부모들과의 간담회는 물론 유치원, 어린이집 독서동아리 간담회, 일일동장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민들을 만나왔고 소통하는 구청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연초 14개동을 순회하는 등 업무보고회를 기존 보고회형식에서 주민과의 대화 위주로 진행하며 지역현안사항 및 주민불편사항 등에 대한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또 매월 ‘목요데이트’를 개최해 평소 구정참여의 기회가 적은 주민을 찾아가 현장의 의견을 듣고 있다.

박춘희 구청장은 ‘민의를 반영한다’는 반상회 본연의 순기능에 ‘트위터’라는 뉴미디어를 접목해 색다른 소통을 시도했다. ‘트위터 반상회’는 구민들이 트위터로 질문을 올리면 구청 전 직원이 트위터로 즉각 응답하는 것으로, 트위터 반상회 운영 시 구민과의 소통을 더욱 원활히 하기 위해 전 과정을 생중계하고 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또한 주민과의 친밀도를 높인다는 취지로 취임과 동시에 설치한 ‘직소민원실’을 통해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뉴미디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마을 문제를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새로운 개념의 ‘신마을반상회’ 운동을 추진해 지역복지ㆍ안전ㆍ재난ㆍ교육ㆍ청소년 문제 등 주민생활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안건으로 다룰 계획이다.

취임 초부터 ‘문턱 없는 구청, 소통하는 구청장’을 강조해 온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구민의 지지와 협조 없이는 구정의 효율성과 발전을 기대 할 수 없다”면서 “소통하는 구청장이 되도록 솔선수범할 것이고, 공무원들 또한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조직 분위기를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한바 있다. 이의 일환으로 마포구는 2010년 10월부터 격주마다 ‘공감한데이’를통해 주민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주민과의 소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2010년 8월부터 매주 목요일 진행된 성 구청장과 주민들의 만남은 <구청장과 함께 만들어가는 민원(民one)이야기>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에는 구청장과의 대화 첫 만남부터 2011년 4월까지의 사연이 기록돼 있다.

민선5기 공약으로 도서관 및 교육사업, 관악벤처밸리 조성, 장애인복지관 건립 등을 제시한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구민과의 약속을 기키기 위해 ‘실사구사 행정’을 모토로 공약사업 기반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일일 동장으로 현장의 생생한 구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유 구청장은 올해부터는 주부,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 등 소통 사각지대의 구민들을 만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경청과 배려를 기본 원칙으로 삼아 △구민과의 참 좋은 대화의 날 △직소 민원실 △갈등ㆍ분쟁 조정 협의회 등을 운영해 구민들의 고충과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올해는 △현장 소통 투어의 날 △주민과 소통하는 나눔의 장 △내고장 책임담당제 △동작골안전지킴이 운영 등 소통행정을 강화한다.

구청장 취임후 곧바로 지역 주민들을 만나러 다닌 최창식 중구청장은 구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매월 둘째ㆍ넷째 토요일에 ‘구청장과 함께 하는 해피데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해피데이트를 통해 이해당사자간 첨예한 대립이 빚어졌던 명동3구역을 대화로 해결하는 대표적인 사례를 남겼다.

또 민생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민생탐방’을 실시하고, 납세자 편의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지방세 멘토제’와 8월 운영을 시작한 ‘건축민원멘토링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구청장 ‘청렴ㆍ친절’ 솔선수범
구민 ‘체감형 감동행정’ 정조준
사각지대 없는 고른 혜택 위해 발로 뛴다 

 

 

 구청장 ‘청렴ㆍ친절’ 솔선수범 구민 ‘체감형 감동행정’ 정조준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친절과 청렴을 바탕으로 믿음주고 신뢰받는 열린 구정’을 실현하기 위해 구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유 구청장은 생활이 어려운 구민들에게 다양한 지원과 함께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면서,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을 예우하는데도 소홀함이 없게 할 계획이다.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한 3선 구청장인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교육발전 없이는 지역발전도 없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강남구(6.17%), 성남시(4.67%)에 이어 세 번째로 전체 예산에서 교육투자(4.55%)를 많이 하고 있다. 또 공무원이 청렴해야 구민들에게 많은 복지가 돌아가는 만큼 공무원 청렴도에도 치중해 서울시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 7년 연속 최우수구로 선정되는 기록을 남겼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취임과 동시에 무엇보다 교육에 중점을 두고, 올 한해 관내 초ㆍ중ㆍ고교의 ‘학교 지원사업’과 주민을 위한 ‘평생학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현장 밀착형 복지브랜드인 ‘통통희망나래 복지’를 실시해 부서관 칸막이를 없애고 민ㆍ관 이웃관 소통을 통해 복지대상자들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는 통통 튀는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신념으로 관내 기업과 손잡고 구민에게 실질적인 일자리 제공에 주력하는 한편, 마곡지구 내 강서아트센터 건립과 가양동 복합문화센터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동주민센터에 설치돼 있는 마을문고를 작은도서관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을 비롯, 구립도서관, 영어센터, 영어도서관을 조성해 교육적 인프라 구축의 완성도를 높이고, 희망나눔복지재단을 설립해 민·관이 서로 협력해 소외계층이 없는 진정한 지역복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또한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경제 활성화의 최우선 순위로 보고 주민들과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작년 청년일자리 3000여개, 저소득계층 생활안정 일자리 3300여개를 포함해 올해 1만6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또 중소기업 육성기금의 효율적 집행으로 일자리 창출과 직결시켜 숨은 일자리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지난해 지속가능의 기반을 다져온 ‘친환경 도시농업’에 박차를 가해 올해에는 친환경 로컬푸드 시스템 장착을 통해 농산물 유통에 초점을 맞춘다. 또 오는 11월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도시농업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올해에도 경상적 경비와 행사성 경비는 과감히 절감해 저소득층의 복지비용으로 충당하고,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쾌적하고 안전한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을 통한 구민의 질 향상에 구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금년에는 총예산의 40%인 1000억원을 복지비로 책정해 홀몸노인, 조손가정, 틈새계층 등 저소득층 긴급 지원체계인 복지기동반을 운영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노원구는 김성한 구청장 취임이후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 주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혜택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는 동(洞)복지협의회, 생명존중사업, 노원교육복지재단 등 현장밀착형 복지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행복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주력한다.

나눔과 복지, 청렴을 강조하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논리적 해결보다는 현장을 찾아 직접 몸을 부딪치며 답을 찾는 ‘현장 중시형’으로, 청렴특구의 명성을 바탕으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또 복지서대문 구현,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희망을 설계하는 교육문화도시 조성, 주민이 체감하는 도시환경개선 등을 핵심과제로 정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 뉴타운 TF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뉴타운 문제점에 정통한 문 구청장은 특히 관내 재개발 지역 주민들과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구민과의 소통을 위해 참여하는 투명행정을 펼치고 있는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해 구민참여방안, 주민자치역량강화, 개선사항 건의 등 참여자치를 목표로 하는 ‘주민참여위원회’와 구예산 편성과정에 주민이 참여해 재정민주주의를 추진하는 ‘참여예산위원회’를 운영하고 구민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구정에 반영한다는 취지아래 구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 차성수 금천구청장(왼쪽 세 번째)과 직원들이 구청 북카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가화만사성’ 내 직원 챙기기
애로사항 청취, 문제해결 적극

직원들에 러브레터…허심탄회 ‘토크방’

“업무에 치이고 일정에 쫓기다보면 일 이야기만 하고 돌아서게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가슴에 담긴 말은 못 하게 되고 쌓이는 일이 많았지요. 또 제가 막상 얼굴보고는 고맙다는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연서(戀書)’, 말 그대로 ‘연애편지’를 쓰게 됐습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내용이다. 그는 연애편지처럼 직원을 ‘당신’으로 부르고, 시나 책의 한 구절을 꼭 담는다. 제목도 ‘러브레터’ 시리즈로 잇고 있다.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표현하는 차 구청장만의 방식인 셈이다.

차 구청장이 먼저 기존 틀에서 벗어나 편지를 보내니 직원들도 자유롭게 답장을 보내왔다. 다음 편지가 기다려진다는 직원부터, 언제까지 가는지 두고 보겠다는 사람까지, 반응도 각양각색.

그 중 가장 많은 이야기는 ‘초심을 유지하며 계속 변화’하는 구청장이 되어달라는 것이었다. 차 구청장은 직원들의 답장을 받으니 외로운 짝사랑의 설움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건 곧 직원들과 함께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또 차 구청장은 직원들이 선호부서와 비선호부서를 순환근무하는 전보인사를 파격적으로 단행한 인사이동에 대한 설명과 본인의 구정 운영 철학을 담은 러브레터도 보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거부감이 클 것이라는 주변 걱정이 많았다”며 “그럴수록 청장인 제가 직접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편지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차성수 구청장은 이밖에도 결혼을 하는 직원에게는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를, 불혹을 맞는 직원에게는 이해인 수녀님의 ‘꽃이 지고나면 잎이 보이듯이’를, 이십대 젊은층에게는 김연수 시인이 시와 소설을 엮어 낸 ‘우리가 보낸 순간’을 선물하는 등 직원들과의 세세하고 친밀한 소통을 실시해 주목받고 있다.

한편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소통으로 하나 되는 화목한 조직'이라는 목표 아래 출범 10개월 만에 <이구통성(異口通成)>이란 책을 펴내, 직원들에게 배부했다. 이 책에는 직원들이 직접 경험한 사례, 구민과의 소통실천방안 등 다양한 사례들이 서술돼 있어 직원들의 민원서비스 향상에도 한몫하고 있다.

총무과의 한 직원은 “책자를 통해 직원들이 소통이 주는 감동을 경험하고, 다양한 소통노하우를 공유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상·하·좌·우 사통(四通)하는 신명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직원들과의 격이 없는 토론의 장인 ‘우리 구청장님께 바란다’ 토론회를 마련, 직원들과의 소통을 꾀하고 있다. 직원들이 평소 일을 하면서 느꼈던 업무에 대한 각종 애로사항과 구정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 등 그동안 시간에 쫓겨 제안하고 싶어도 전달통로가 없어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생각을 추 구청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자유롭게 전달하고 있다. 토론회는 이메일을 통해 접수된 다양한 의견들을 토대로 직원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열띤 토론을 벌인다. 제안자가 제안 이유와 문제점, 개선사항 등을 자유롭게 발표하고 참여직원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대안을 찾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구청장이 마지막으로 의견을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직원과의 소통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추재엽 구청장은 “직원들의 마음을 배려하고 근무환경을 신경 쓰는 진정성이야 말로 소통의 기본이다”며 “나아가 말에만 그치지 않고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구상하고 직원들의 제안과 아이디어를 인정하는 공직문화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